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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혐의로 1천일째 중국에 구금된 캐나다인 석방촉구 집회
美국무 "사람을 협상카드로 쓰면 안 돼"…중국 "사법주권 간섭"
中, 화웨이 멍완저우 사건 직후 대북사업가·전직외교관 체포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캐나다인 2명이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지 1천일 째를 맞아 캐나다에서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중국에서 구금 중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의 가족 등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행진했다.
이들은 코브릭이 감옥에서 건강 유지를 위해 매일 7천 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에 맞춰 '자유를 위한 7천 걸음'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7천 걸음을 걸었다.
행사에는 마크 가노 캐나다 외무장관과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 등이 참여했고 미국 워싱턴·뉴욕, 벨기에 브뤼셀, 싱가포르와 서울에서도 유사한 행사가 열렸다고 AFP는 전했다.
코브릭의 아내는 "부당한 구금"이라면서 "이번 행진은 연대감을 보이기 위한 것이며, 이 부당함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캐나다 및 국제사회와 어깨를 맞대고 서서, 중국에 이들을 즉시 무조건 석방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 정부에 지렛대로 쓰기 위해 개인을 임의 구금하는 관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람을 협상카드로 쓰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대한 체포는 캐나다가 2018년 12월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검거한 지 9일 뒤 이뤄졌다.
이를 두고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스페이버는 지난달 '외국을 위해 정탐하고 국가기밀을 불법 제공한 혐의'로 징역 11년 및 국외 추방형을 선고받았고, 코브릭은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 법원도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송환할지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한편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중국의 '임의 구금'을 비판한 가노 장관을 향해 "중국 사법주권을 거칠게 간섭하고 법치 정신을 엄중히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범죄 증거는 확실하다. 국적은 법적 처벌에서 벗어나는 방패막이가 아니다"면서 "중국은 법치를 지키는 원칙 문제에서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버가 중국의 군사장비 사진·영상을 촬영해 코브릭에게 넘겼고, 코브릭은 이를 이용해 중국 국가안보 관련 분석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충페이우(叢培武)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는 현지매체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 사건과 캐나다인 사건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멍 부회장 사건이야말로) 완전한 임의구금이자 협박외교"라면서 석방을 요구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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