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2100년 베네치아 해수면 최대 120㎝ 이를수도"
이탈리아 대학 연구 결과…"해수면 상승 엄중하게 대비해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기후변화 여파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의 해수면이 80년 안에 1m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살렌토대와 베네치아 카포스카리대 공동 연구진은 기후변화 진행 속도에 따라 2100년께 베네치아의 평균 해수면이 지금보다 최소 17㎝에서 최대 1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면이 120㎝까지 오르면 베네치아의 15% 정도가 물에 잠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도시의 7분의 1이 영구 침수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에 베네치아의 도시 계획을 짤 때 이러한 해수면 상승 위험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러 변수가 있어 장기 해수면 상승 예측이 틀릴 가능성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 지구과학 저널인 '자연재해와 지구 시스템 과학'(NHESS)에 실렸다.
베네치아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태양과 달의 중·인력 등과 같은 자연 현상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로 상습적인 물난리를 겪는다.
통상 해수면이 110㎝를 초과하면 아쿠아 알타로 간주하는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은 이 현상이 훨씬 자주, 그리고 심각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2019년 11월에는 해수면 수위가 최대 187㎝까지 치솟아 도시의 80%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당시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비잔틴 양식 건축물인 산마르코 대성당도 지하와 지상 일부분이 침수돼 큰 피해를 봤다.
이러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60억 유로(약 8조2천억원)짜리 해상 차단벽(MOSE)이 17년의 공사 끝에 작년 10월 완공됐으나 이 인공 구조물이 조류의 흐름을 방해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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