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부실' 민심에 태국 총리 불신임 위기 커지나
여론 악화에 연립정부 기류도 싸늘 관측…도심서 집회도 이어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커지면서 태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 기류도 커지는 양상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3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불신임 투표를 앞둔 쁘라윳 짠오차 총리에 대한 여론이 연립정부 내에서도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당은 쁘라윳 총리 및 5명의 장관에 대해 코로나19 대응 부실과 부패 등을 이유로 불신임안을 발의해 의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오는 4일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연립정부를 이끄는 팔랑쁘라차랏당 핵심 인사들이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과 손을 잡고 쁘라윳 불신임을 추진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또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군소정당들도 이에 동참할 거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한 군소정당 대표는 팔랑쁘라차랏당과 푸어타이당의 주요 인사들이 쁘라윳 총리 축출을 위한 정치적 밀약을 맺은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군소 정당들도 이런 움직임에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현재 연립 정부에는 의석 한 석씩을 가진 정당이 9곳이고, 10석 미만 의석을 가진 정당도 일부 있다.
군소 정당들이 쁘라윳 총리 불신임에 동조한다면 20표 가량을 모을 수 있고, 여기에 팔랑쁘라차랏당 내 반대표까지 합한다면 쁘라윳 총리를 축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체 하원 의원 482명 중 절반(241명)이 넘는 최소 242명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 18개 정당이 연합한 연립정부 소속 의원은 276명이고, 8개 야당 소속 의원은 206명이다.
주목되는 것은 쁘라윳 총리 불신임 움직임에 실세 사무총장 등 팔랑쁘라차랏당 주요 인사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정부 2인자인 쁘라윗 웡수원 부총리와 타마낫 프롬파오 당 사무총장이 자신들과 가까운 인사를 내무부 차관으로 밀었지만, 거부된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고 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푸어타이당이 불신임 투표 대상에서 쁘라윗 부총리와 농업부 차관이기도 한 타마낫 사무총장을 제외하면서 양 측간 '밀약' 의혹도 불거졌다.
의회에서 진행된 불신임안 심사 첫날 팔랑쁘라차랏당 소속 의원들이 과거와 달리 쁘라윳 총리 옹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불신임안 투표 결과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수 주 동안 방콕 일대에서 지속해서 총리 퇴진 시위를 벌여온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2일에는 방콕 중심가인 아속 사거리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퇴진촉구 집회를 벌이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1만2천여명에 달한다.
특히 확진자 및 사망자의 대부분은 지난 4월 이후 확산한 3차 유행 과정에서 나오면서 여론의 불만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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