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고 대출 조여도…수도권 아파트값 7주째 최고 상승률
부동산원 주간 조사…"GTX라인·중저가 단지로 매수세 몰려…서울은 재건축 기대감 커져"
전세물량 부족 '만성화'…이번주 전셋값 내린 곳은 경남 사천·거제 2곳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쉬지 않고 오르며 7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광역급행철도(GTX)가 닿는 'GTX 라인'과 중저가 단지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리고 3기 신도시 추가 택지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전세는 공급 부족이 일상화하면서 가을 전세난 우려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다.
◇ 수도권 아파트값 3주 연속 0.4% 상승…"돈줄 죄도 상승세 안 꺾여"
한국부동산원은 8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3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상승률은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7주 연속(0.36%→0.36%→0.37%→0.39%→0.40%→0.40%→0.40%)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GTX 라인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아파트값이 서울과 키 맞추기 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등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지난주 0.50%에서 이번 주 0.51%로 오름폭을 키우며 3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을 썼다.
경기는 지난달 중순부터 7주 연속(0.40%→0.44%→0.45%→0.47%→0.49%→0.50%→0.50%→0.51%) 상승 폭을 확대하며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경기에서는 오산시(0.80%)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시흥시(0.72%)는 매화동 위주로, 평택시(0.68%)는 고덕신도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올랐다. 의왕시(0.67%)는 내손·학의동 위주로 올랐고 화성시(0.67%)는 동탄신도시의 저평가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왕과 군포, 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택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공공택지 추가 입지를 발표하면서 인근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발표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은 0.41%에서 0.43%로 오름폭이 커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수구(0.59%), 서구(0.49%), 미추홀구(0.38%) 등이 견인했다.
인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6.16% 올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작년 같은 기간(6.68%)과 비교하면 2.4배가 넘는다.
서울은 0.22%에서 0.21%로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경기·인천보다 상승률이 낮아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5주 연속 0.2%대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한 것이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노원구(0.31%)가 월계·상계동 재건축·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오르며 22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도봉구(0.24%)와 용산구(0.21%) 등이 강북 지역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 지역에서는 강남구(0.28%), 송파구(0.28%), 서초구(0.22%) 등 강남 3구와 강서구(0.29%)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고, 주담대 중단과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일부 관망세가 나타나 상승 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0.19%→0.22%)와 경기를 제외한 8개 도(0.21%→0.23%)는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세종(-0.01%)은 6주 연속 하락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는 제주도는 0.42%에서 0.51%로 오름폭을 키웠다. 제주도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5.09%로, 인천 다음으로 높다.
이런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값은 0.30%에서 0.31%로 상승 폭을 키우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서울 재건축 이주수요 여전…역세권 인근 전세도 신고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도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9%에서 0.20%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25% 올랐다. 서울과 경기도 각각 0.17%, 0.30% 오르며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인천은 0.25%에서 0.22%로 오름폭이 줄었다.
서울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역세권 단지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북에서는 노원구(0.28%), 도봉구(0.17%), 은평구(0.17%) 등의 상승률이 높았고, 강남에서는 송파·동작·영등포구(0.20%), 강남구(0.18%), 강동구(0.18%), 서초구(0.13%)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경기는 안성시(0.73%), 시흥시(0.49%), 안산 단원구(0.48%), 남양주·양주시(0.45%) 위주로, 인천은 연수구(0.50%), 계양구(0.31%), 남동구(0.23%)를 중심으로 강세가 계속됐다.
5대 광역시는 지난주에 이어 0.12% 상승했고, 8개 도는 0.14%에서 0.17%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번 주 전국에서 전셋값이 내린 지역은 경남 사천시(-0.01%)와 경남 거제시(-0.03%) 등 2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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