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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반도 사막에 초목 자랄 때마다 초기 인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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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반도 사막에 초목 자랄 때마다 초기 인류 등장
약 40만년 전부터 다섯 차례 걸쳐 제작기술 다른 석기 출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아라비아반도 내륙에는 황량한 사막이 펼쳐져 있지만 이전에는 기후변화로 초목으로 덮여있던 때가 있었으며, 그때마다 화석인류를 포함한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이곳까지 진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속(Homo)의 흔적은 약 4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5차례에 걸쳐 나타났으며, 시기 별로 다른 석기문화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 과학연구소의 '극단적 사건' 그룹장인 휴 그루컷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아라비아반도 내륙에서 발굴된 광범위한 고고학적 증거와 고기후 자료를 토대로 얻은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아라비아반도는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로 사람속 진화 연구에서 중요한 지역이지만 고고학적, 환경적 기록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문화유산위원회까지 참여한 가운데 아라비아반도 북부 네푸드사막에서 위성사진을 통해 찾아낸 고대 호수 추정지에서 10년이 넘는 광범위한 발굴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주먹도끼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을 가진 석기와 함께 하마, 타조 등 동물 화석을 찾아냈다.
이는 네푸드사막을 비롯한 아라비아반도 내륙에 비가 내려 호수가 생기고 초목이 자라던 때가 간헐적으로 있었으며 인류의 조상이 사냥감을 좇아 이곳까지 진출했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약 260만년 전부터 1만1천700년 전까지 이어진 플라이스토세(홍적세)에 적어도 5차례 이상 사람속이 아라비아반도에 진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시기는 약 40만년 전과 30만년 전, 20만년 전, 13만년~7만5천년 전, 5만5천년 등으로 건조한 기후가 덜해 유리한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던 때와 일치한다고 했다.



또 진출 시기별로 서로 다른 석기문화를 보이는 석기가 출토됐는데, 앞선 두 차례 때는 초기 사람속인 호모 에렉투스와 관련된 전기 구석기의 아슐리안 석기가, 나중 세 차례 때는 중기 구석기문화 석기가 나왔다.
이는 아라비아반도에 간헐적으로 진출했던 사람속이 다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구팀은 발굴된 고고학적 증거들은 사람족이 아프리카에서 나와 북에서 남으로, 아시아에서는 남에서 북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루컷 박사는 "아라비아는 오랫동안 빈 곳처럼 보였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진 인류의 진화에 관해 아직 너무 적게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놀랄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조명해 준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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