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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럽의 세대·정치갈등 키웠다"
'코로나, 삶에 영향 없다' 30세 미만 43%, 60대 이상 65% 응답
청년들 자유 제한당하자 기성정치 반감 확산…"정치지형 지각변동 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과 그에 따른 각국의 방역조치들이 유럽에서 심각한 세대 갈등과 정치적 분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의회(ECFR) 따르면 유럽의 청년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계층을 위해 정부로부터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를 부당하게 희생당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ECFR은 지난 5~6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2개국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를 정리한 보고서 '유럽의 보이지 않는 분열: 코로나19가 어떻게 유럽정치를 양극화하나'에서 팬데믹이 유럽 전역에서 세대 갈등과 정치적 분열을 촉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은 팬데믹 후유증으로 노인과 청년, 봉쇄조치에서 살아남은 계층과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겪으리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코로나19에 관한 유럽인들의 가장 극명한 인식 차이는 청년층과 노인 계층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30세 미만 젊은이 대부분이 자신들을 코로나19 위기의 가장 큰 희생자로 보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30세 미만에서는 43%였지만, 60세 이상에서는 65%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응답자의 49%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정부 기관이 개인의 삶을 황폐화했다고 여겼다. 강력한 방역에 나선 정부의 의도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60세 이상이 71%였지만, 30세 미만은 57%로 훨씬 낮았다.
영국의 사회학자 제니 브리스토는 봉쇄가 젊은이들에게 특히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교육의 기회와 자유를 박탈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십대들이 단순히 학교에 갔다는 것만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할머니를 죽였다'는 식의 부당한 비난을 받는다"면서 "청년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부당한 제한이나 비난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유럽의 세대 갈등은 1968년 서구 청년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거센 저항과, 이후 새로운 사회문화적 조류를 태동케 한 이른바 '68혁명'과 유사한 세대 갈등과 정치 격변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보고서는 특히 팬데믹이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신과 회의를 부추겨 장기적으로 중대한 정치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선과 총선을 앞둔 프랑스와 독일은 정부와 주류 중도 정당들에 대한 불신이 청년층에서 확산하면서 향후 정치지형에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는 정부와 집권당이 장기간의 코로나19 방역정책으로 권위주의적이라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방역과 통제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하는 급진 포퓰리즘 정당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거의 4명 중 1명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봉쇄 조치 도입의 동기가 '대중 통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프랑스인의 과반수(52%)는 코로나19 위기의 원인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스페인에서는 이 비율은 57%로 올라갔다.
부유한 북유럽 국가들과 그렇지 못한 남·동유럽 국가 간에 코로나19에 관한 인식의 '남북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쳤냐는 물음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응답률은 덴마크(72%), 독일(65%), 스웨덴(55%) 등이 과반이었지만, 포르투갈(39%), 스페인(36%), 헝가리(35%), 폴란드(39%) 등은 절반에 못 미쳤다.
ECFR의 마크 레너드 이사는 "오늘날 유럽은 분열된 대륙"이라면서 "유로존 부채 위기와 2015년 난민 위기만큼 심각할 수 있는 극명한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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