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서 또 기름유출 사고…뉴욕시 크기만큼 뒤덮여
시리아 정유공장서 유출…유막 130㎞ 떨어진 북키프로스 접근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지중해와 접한 시리아의 한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CNN·BBC방송,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 항구도시 바니야스의 정유공장 내 연료탱크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CNN방송은 시리아 당국을 인용해 이번 사고는 기름 1만5천t이 채워진 탱크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가디언은 시리아 공장에서 2만t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리아 전력 장관은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에 유출 규모는 2∼4t이며,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지중해에는 미국 뉴욕시 면적과 맞먹는 800㎢ 규모의 유막이 형성됐다고 CNN은 전했다.
또 바니야스 인근 해안에서는 유출 사고로 인한 환경오염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주민은 CNN방송에 "이미 이곳에서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졌다"며 "정부는 스펀지와 물 호스를 든 팀만 보냈을 뿐 이를 처리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사고로 형성된 거대한 유막은 지중해를 가로질러 흐르며 사고지점에서 130㎞ 떨어진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 인근까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키프로스 당국은 "기름 유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피해 방지를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북키프로스를 보호국으로 둔 터키도 유출 기름 수거를 위해 배 2척을 급파할 예정이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유출 사고가 환경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공화국 또한 요청이 있으면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BBC방송에 밝혔다.
올해 들어 지중해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 이스라엘 해안에서 유출된 기름은 해변을 황폐화했고, 레바논 해안 전역에 타르 퇴적물을 남겼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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