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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매각의지 있었나…남양유업 M&A 무산에 경영쇄신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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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매각의지 있었나…남양유업 M&A 무산에 경영쇄신 '원점'
매각가·인사 갈등 등이 결정적 요인 거론…한앤코와 책임 공방
법정서 결론 날 듯…소비자 불매운동 재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서 촉발된 남양유업[003920] 매각 작업이 3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매수인인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홍 회장이 애초 매각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약 3천억원에 그친 매각가격을 비롯한 계약 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 매각 무산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결국 법정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결국 '악어의 눈물'?…홍원식 회장 "한앤코 탓"
홍 회장이 1일 내세운 주식매매계약 해제 이유는 한앤코의 합의사항 이행 거부와 비밀유지의무 위반, 부당한 사전 경영 간섭 등이다.
홍 회장은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다"고 덧붙였다.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홍 회장이 "(한앤코가)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으로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했다"고 말한 점에 비춰 볼 때 홍 회장과 두 아들의 회사 내 거취 문제가 갈등의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앤코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매도인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무리한 사항'들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협상을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회장이 지난 7월 30일 남양유업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할 때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그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임시주총을 한앤코와의 거래 종결 기한인 8월 31일을 훌쩍 넘긴 9월 14일로 6주나 미뤘다.
게다가 홍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5월 4일 '눈물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발표한 회장직 사퇴를 이행하지 않고, 거래 종결일에는 약속된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경영 쇄신과 매각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또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지난 4월 보직 해임된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매각 발표 하루 전인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하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같은 날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이는 모두 회사 매각을 염두에 둔 오너의 행보로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홍 회장이 '변심'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회사 매각이 성난 소비자의 불매운동에 쫓기듯이 진행된 탓에 3천107억원이라는 매각가가 홍 회장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계약 이행을 위한 세부 협의를 놓고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 싸늘한 소비자, 불매운동 다시 일어나나…M&A는 결국 법정으로
회사 매각이 무산되면서 남양유업과 홍 회장 등 오너가를 향한 소비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매각 무산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시간이 되지 않아 온라인 공간에서는 "구멍가게도 아니고 (매각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막장 기업", "남양이 남양했다", "역시 최악의 기업" 등의 날 선 비판이 잇따랐다.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역풍을 맞은 남양유업이 또다시 불매운동에 휩싸일 수 있다.
홍 회장이 공언한 회장직 사퇴와 회사 매각 모두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의 쇄신 약속은 빛이 바래게 됐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매각의 향방은 결국 법정에서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한앤코는 지난달 23일 홍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홍 회장은 LBK앤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정해 법정 다툼에 준비해왔다. 그가 한앤코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양측의 법정 싸움이 공식화됐다.
홍 회장은 이번 분쟁이 해결되면 남양유업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 시점과 방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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