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한 자크 로게 전 IOC 위원장 각별하게 기리는 중국
베이징올림픽때 위원장…티베트 사태로 대회 위기때 중국 엄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자크 로게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별세한 사실이 29일 발표되자 중국은 고인을 각별하게 기리고 있다.
검색 사이트 바이두(百度)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는 현지시간 30일 새벽부터 오후 4시 현재까지 줄곧 로게 전 위원장 별세 관련 검색어가 올라왔고, 많은 중국 매체들이 부고 기사에서 고인의 업적을 칭송했다.
펑파이(澎湃)는 30일 '중국인의 오랜 친구,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크 로게 백작'이라는 제목의 부고 기사를 실었고, 중국망(中國網)은 부고 기사 제목에 '중국과 깊은 우정을 맺었다'는 표현을 썼다.
중국이 로게 전 위원장에 대해 이렇게 특별한 감정을 표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중국 매체들은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8.8~24)과, 그 당시 IOC 위원장이었던 고인을 연결했다.
2008년 3월 티베트인들의 시위와 강경 진압에 따른 유혈사태를 계기로 서방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베이징올림픽이 위기에 빠졌을 때 로게 전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 기억이 중국인들에게 남아 있다.
펑파이는 파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을 할 때 티베트 무력진압에 항의하는 사람들의 시위로 인해 성화의 불을 껐다가 붙이기를 반복하는 일이 벌어졌을 당시 IOC 위원장이던 로게가 시위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소개했다.
또 로게 전 위원장은 2008년 4월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프랑스 혁명 이후 우리에게는 200년의 시간이 흐른 반면, 중국은 겨우 1949년에서야 출발한 나라"라며 중국의 변화에 대해 인내를 갖고 기다릴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10여일 앞뒀던 같은 해 7월27일 프랑스 스포츠 주간지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물론 나는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지만 외교상 이유로 그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중국 인권에 대해 거론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경기 진행의 모든 면이 "완벽했다"며 베이징 대회를 통해 중국과 중국 밖의 국제사회가 상호 이해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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