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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사막으로…기후변화로 중동 물부족 사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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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사막으로…기후변화로 중동 물부족 사태 심화
이란 우르미아 호수 30년새 면적 절반으로…요르단도 물부족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중동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 있는 우르미아 호수의 경우 중동 내 최대 호수로 20년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들이 수영하러 오는 인기 관광지였다.
그러나 호수의 물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면적이 1990년대 5천400㎢에서 오늘날 2천500㎢로 30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호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란 에너지부는 이 호수가 사라지는 요인 중 기후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물 부족 사태는 수질, 더 나아가 식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르미아 호수가 줄어들면서 염분 농도는 극도로 상승했다. 이 같은 물을 관개용수로 사용하게 되면 농작물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현재 이란은 50년 만에 찾아온 역대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과 단수 사태를 겪고 있고, 이와 관련된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물 부족 국가인 요르단에서는 국민이 이미 적은 양의 물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년 지하수 수위가 1m 이상씩 낮아지고 있다.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NAS)는 21세기 말에는 요르단에서 1인당 물 사용량을 반으로 줄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요르단인들은 식수나 설거지용 물을 다 합해 하루 40ℓ로 살아가야 한다. 이는 현재 미국 1인당 평균 물 사용량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요르단은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차선책으로 이스라엘에서 물을 수입해오는데, 담수 작업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양이 엄청나 이것이 다시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는 이란이나 요르단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중동 내 국가 상당수가 물 부족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가뭄과 더불어 높은 기온, 기후 변화, 부실한 물관리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전망은 밝지 않아 중동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세계자원연구소(WRI) 수자원 국장 찰스 아이슬란드는 강우량 감소와 물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강이나 호수가 말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이라크와 요르단 등 일부 중동국가들은 강우량 감소를 겪는 상황에서도 식량 자급자족 수준을 높이기 위해 관개용으로 지하수를 대용량으로 퍼 올린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 국장은 "그들은 보통 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사용한다"며 "결국 빗물로 보충되는 속도보다 퍼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하수 수위가 계속 낮아지게 된다"고 짚었다.
결국 중동 물 부족 사태 뒤에는 근본적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 속에서 중동의 겨울은 더 건조해지고, 여름은 더 습해질 예정이지만 이는 다시 고온 열기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아지즈대학교의 만수르 알마즈루이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은 "전체 기온이 상승하면 비가 내린다 해도 증발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지구온난화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반대로 또 다른 문제는 이 비가 꼭 평상시 같은 비가 아니고 현재 중국이나 독일이 겪는 것처럼 폭우·홍수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중동 지역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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