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 대통령발 위기' 심화…헌정질서 파괴 사태 우려
전직 대통령들, 군부 동향 파악에 주력…주지사들도 공동행동 나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독단적 행태로 정국 혼란을 넘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주요 언론은 이른바 '보우소나루 코스트'가 브라질을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경제·사회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직 대통령 5명은 헌정질서 파괴 사태를 우려해 각자의 측근들을 동원해 전·현직 군 장성들과 접촉하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주제 사르네이, 페르난두 콜로르,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미셰우 테메르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를 사주하는 등 헌정질서 파괴를 시도할 경우 군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군부의 입장은 내년 대선을 예정대로 치러야 하며,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차기 대통령 취임을 지지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 관련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군부의 지지를 확인하고 있으나 이것 때문에 군부가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무장력을 갖춘 경찰을 동원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퇴직 경찰관들에게 다음 달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에 벌어지는 보우소나루 지지 시위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주지사들도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 27명의 주지사 가운데 최소한 24명은 23일 만나 민주주의 수호를 내용으로 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에 대해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했다며 가짜뉴스 유포 행위 조사 대상에 올리고 연방경찰을 동원해 측근을 체포하거나 열성 지지자들을 압수 수색한 대법관의 탄핵을 요구한 데 이어 전자투표 폐지에 반대한 대법관의 탄핵도 요구하겠다며 사법부와 충돌하고 있다.
의회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법관 탄핵 요구에 대한 강한 비난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했다.
한편, 브라질 언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물가·실업률 상승, 금리 인상, 전력난, 개혁 입법 처리 지연 등이 겹친 상황에서 정국 혼란이 가중하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 기대치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의해 날마다 커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 위축과 헤알화 약세 등 경제에 무거운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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