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로 24시간 동안 2천명 대피…목표는 하루 최대 9천명
"속도 내기 위해 탈레반 측과 접촉"…탈레반에 넘어간 무기 처분방안 논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의 대피에 속도를 내지만 아직 목표치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2천 명이 18편의 C-17 미 군용 수송기를 통해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이 중 325명은 미국 시민권자이고 나머지는 아프간 현지인, 국제동맹군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련 인사들이다.
아프간 국외로 빠져나갈 통로인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미군의 통제 속에 대피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나토(NATO) 국가들도 자국 비행기를 투입해 대피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방부가 이날 밝힌 하루 2천 명 대피는 목표치는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방부는 전날 하루 5천~9천 명 대피를 목표로 내걸고 8월 31일까지 대피를 완료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날 백악관은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밝힌 1만1천명이 아프간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WP는 미군에 협력한 현지인 중 대피가 필요한 이들이 8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커비 대변인은 아프간의 미 사령관이 대피 속도를 내기 위해 탈레반이 지정한 사령관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인과 아프간 현지인의 공항 접근을 제한하는 탈레반의 검문소와 통행금지령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군이나 아프간 정부군 소유였다가 지금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간 군사 장비와 무기, 비행기 등을 처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 장비가 국익에 반하는 이들의 손에 들어가 아프간의 폭력과 불안정성을 키우길 원치 않는다"며 "파괴를 포함해 많은 정책적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불 공항 주변에서는 탈출을 위해 밀려드는 현지인들을 해산하려는 목적에서 공중으로 발사된 총의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일부는 미군이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대변인은 "모든 총알을 설명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일부는 군중 통제 조처로 공항 쪽에 있는 미국 요원이 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여야 의원 40여명은 8월 31일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미국과 동맹국의 시민은 물론 아프간 현지인이 모두 대피할 때까지 미군을 주둔시킬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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