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급 구리광산 등에 투자했으나 정체…현지 정세 관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과의 협력하에, 중단 상태인 각종 자원 개발 및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의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장악으로 혼란에 빠진 아프간이 연착륙에 성공하면 현지에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동시에, 경제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의 의중이 엿보인다.
18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매장량 기준 세계 2위 규모 구리 광산인 아이낙 광산 개발 사업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국유기업인 중국야금(中國冶金科工集團公司, MCC)은 2009년 인프라 건설을 포함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아프간 정부가 발주한 아이낙 구리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
당시 MCC는 800km의 철도 부설, 400메가와트급 발전소 및 용광로 건설 등 패키지를 제시, 함께 응찰한 캐나다 기업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30년간 개발권을 따냈다.
그러나 카불의 안전 문제 때문에 여태 광산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MCC 관계자는 "상황이 안정되고, 중국 정부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 뒤 사업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또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의 자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참여한 아프간 북부 파르야브 지역 등에서의 유전 개발 사업도 재개를 기다리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페트로차이나는 2011년 12월 아프간 정부와 25년간의 유전 생산 계약을 4억 달러에 체결했으나 역시 정세 불안 속에 사업은 정체 상태다.
또 발전 분야에서 지난 5월 중국 기업들이 300메가와트 생산 규모의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4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역시 정정 불안 속에 미뤄지고 있다.
일단 탈레반도 중국의 적극적인 현지 재건 참여를 환영하는 입장이나 사업들이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에서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현지 정세의 안정 여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또 탈레반이 아프간의 이전 친미정권이 외국과 맺은 각종 사업 계약을 승계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중·남아시아 협력 연구센터 류종이 사무총장은 "아프간이 평화의 시대에 진입하면 중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탈레반이 집권한 후 국가의 정치 상황이 안정될 수 있느냐, 즉 아프간 탈레반이 포용적이고 열린 정부를 수립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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