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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코로나에 스가 건강 이상설까지…日집권당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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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코로나에 스가 건강 이상설까지…日집권당 '동요'
연임 반대 여론 65%…'스가 간판 내걸고 총선' 전략에 의문
'총선 승리 후 무투표 재선' 시나리오 차질…총재 선거가 고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총선을 앞둔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도쿄올림픽 성과와 코로나19 백신을 내세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연임하도록 한다는 정권 중추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가을 중의원 선거에서 의석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집권 자민당에서는 물밑 동요가 감지된다.
스가 총리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미확인 정보까지 돌면서 혼란을 가중하는 양상이다.

◇ 코로나 폭증…긴급사태 반복해도 효과 없어
최근 일본 정국을 좌우하는 변수로는 단연 코로나19가 꼽힌다.
16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1만8천460명(NHK 집계 기준) 증가했다.
작년 1월 감염 사례가 처음 판명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난달 16일 기준 주간 신규 확진자는 1만8천417명이었으니 한 달 사이에 확진자 증가 속도가 6.4배로 뛴 셈이다.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자 했으나 백신 공급이 순조롭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제어불능"(도쿄도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7일 현재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일본 인구의 약 37% 수준으로 파악된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선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수도 도쿄도(東京都)의 경우 1월 1∼7일, 3월 22일∼4월 24일, 6월 21일∼7월 11일의 62일간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줄곧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다.
현재의 긴급사태는 지난달 12일 발효됐는데 17일 오후 두 번째 연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긴급사태는 최근에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앞서 도쿄에 세 번의 긴급사태를 발효했을 때는 신규 확진자 수가 일정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지난달 네 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한 이후에는 신규 확진자가 증가 일로에 있다.
이달 초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대상 지역을 넓혔으나 확진자 증가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당국은 음식점의 영업시간 단축과 술 판매 중단을 요청했으나 최근에는 이에 따르지 않는 곳이 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달 초 도쿄 도심 번화가에서 음식점 약 500곳을 육안으로 확인해보니 40% 이상이 영업시간 단축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었으며 대부분이 술을 팔고 있었다고 17일 전했다.

◇ 올림픽 호평에도 지지율 폭락…스가 연임 반대 여론 65%
우려 속에 강행한 올림픽은 일본 유권자에게 호평을 받았으나 스가 내각 지지율은 추락했다.
교도통신이 14∼1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림픽을 개최하길 잘했다는 반응이 62.9%였다.
하지만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4.1% 포인트 하락한 31.8%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0.8% 포인트 오른 50.6%를 기록했다.



내각 지지율은 자민당 지지율(39.5%)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55.7%는 다른 적당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9월에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스가가 총재로 재선돼 계속 일본 총리를 맡는 것을 원하느냐는 물음에는 65.1%가 계속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스가 총리가 자리를 지키기를 원하는 이들은 27.5%에 불과했다.

◇ 선거 앞두고 불안감 확산하는 자민당
스가에 대한 여론의 반감은 총선을 앞둔 자민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간지들은 가을 총선에서 자민당 의석이 약 50석(슈칸분슌) 혹은 63석(슈칸아사히)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에 내놓았다.
여론의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스가를 간판으로 걸고 총선에 임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인지에 대한 당내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에는 내각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을 대체로 웃돌았다.



당시에는 아베가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 집권 세력 내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사뭇 다른 상황인 셈이다.
아베의 후광으로 별 어려움 없이 국회에 입성한 후 지역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자민당의 젊은 의원들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스가 정권 내부에서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종료 직후 국회를 해산해 총선을 실시하고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스가가 당 총재를 무투표 재선한 뒤 총리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이 회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과 내각 지지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이런 구상을 실행하기 쉽지 않게 됐다.



17일 일본 정부는 이바라키(茨城)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추가 발령하고 도쿄 등 이미 긴급사태 발효된 지역은 내달 12일까지 기간을 연장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긴급사태가 발효 중에 국회를 해산하면 '무책임하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고 방역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극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패럴림픽 폐막(9월 5일) 직후에 중의원을 해산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 추세대로라면 스가 총리는 중의원 선거에 앞서 총재 선거라는 고비를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은 17일 닛폰방송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가의 임기 만료에 따라 실시될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욕을 거듭 표명했다.
그는 "(선거가) 실시되면 입후보하고 싶다. 국민의 목숨을 포함해 중요한 것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는 강한 초조함이 있어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스가가 자민당 총재가 될 때 킹 메이커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총재를 바꿔야 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면서 "여러 사람(후보)이 손을 들 것이란 전망도 현재는 없고, 현직이 재선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달 초 스가의 무투표 재선을 위해 불 지피기를 시도했으나 향후 상황을 단언하기 어렵다.

◇ 스가 142일 연속 근무…피로 누적에 건강 이상설까지
스가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가 일정 없이 종일 집에 머문 것은 올해 3월 28일이 마지막이다. 17일까지 142일 연속 집무 중이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가 실수하거나 논란을 낳는 행동을 하면서 피로 누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이달 6일 히로시마(廣島)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서 인사말 원고의 일부를 빼먹고 읽었고 사흘 후 열린 개최된 나가사키(長崎)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 때에는 지각해서 구설에 올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스가 총리가 화장실에 들른 것이 지각의 이유라고 설명했으나 건강과 관련한 억측을 낳고 있다.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이와 관련해 "행사장 도착 직전에 차에서 총리가 비서관에서 '화장실에 좀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비서관이나 경호관은 '소변을 보고 출발했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총리의 안색이 창백했기 때문에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매우 당황한 것 같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이 매체는 스가 총리가 몸에 이상을 느껴 차에서 몇 분간 안정을 취했다는 정보도 있다면서 "화장실 때문에 1분 지각했다는 것은 너무 유치한 변명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중대한 컨디션 불량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풀이했다.
자민당 각 파벌의 이합집산 가능성도 엿보인다.
아베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위기관리를 위해 전화 회담을 했다는 미확인 정보가 나돌거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다케시타(竹下)파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지지를 위해 협조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발언을 아소 부총리에 전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는 상황이라고 프라이데이는 소개했다.
외무상과 자민당 정조회장을 지낸 기시다는 작년에 총재 선거에 도전했다가 스가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일본 정국은 갈수록 시계가 흐려지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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