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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서 연료탱크 폭발 22명 사망…최악 경제위기속 또 참사(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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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서 연료탱크 폭발 22명 사망…최악 경제위기속 또 참사(종합2보)
"부상 79명 해외 이송·치료 필요"…불법 비축 의심 연료탱크 폭발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후 최악의 경제난·국정공백 지속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이광빈 박대한 기자 =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는 레바논에서 연료탱크가 폭발해 최소 22명이 죽고 7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엄청난 폭발의 충격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이 다수 수습된 가운데 실종자와 치명상을 입은 부상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15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사(NNA)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레바논 북부 아카의 알-틀레일에서 연료 탱크가 폭발했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임시 장관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22명이 숨지고 7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 측도 현장에서 20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부상자들을 아카와 인근 트리폴리, 수도 베이루트 등의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폭발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고, 부상자 상당수가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 의약품이 부족한 레바논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중상자가 많아 환자 해외 이송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산 임시 장관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부상자들의 해외 이송과 치료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정확한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NNA는 전날 오후 현지 젊은이들이 의심스러운 연료탱크를 찾아냈고, 군 당국의 사건 처리가 끝난 뒤 사람들이 몰려들어 연료탱크에서 석유와 경유 등을 빼내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목격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했다.
폭발한 연료탱크는 통상 군인들이 사용하는 위장 무늬를 하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통신은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군인들은 현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레바논군은 전날 전국의 주유소 등을 수색해 유통업자들이 불법 비축했던 석유와 경유 등 연료를 압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고는 2019년부터 시작된 최악의 경제 위기로 인한 연료 부족 사태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터졌다.
통화 가치 급락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연료 대금 지급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연료 밀수출과 유통업자들의 불법 비축 등이 연료 부족 사태의 원인이 됐다.
밀수출되는 연료는 주로 인근 시리아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후로는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목되기도 한다.
지난 1월에도 창고에 보관된 연료가 폭발하면서 10명이 부상했는데, 당시 현지 언론은 창고 소유주가 헤즈볼라와 가까운 인사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레바논 중앙은행은 지난 11일 석유 등 수입 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이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연료 가격이 폭등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은 이후 전국 주유소에 몰려들었고, 연료 부족으로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빵집 등에도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이번 연료탱크 폭발은 200명 이상이 희생된 지난해 8월의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터졌다.
앞서 2020년 8월 4일 베이루트 시내 항구에 보관 중이던 질산암모늄의 폭발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레바논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정작 국민을 돌봐야 할 정부가 꾸려지지 않아 국정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레바논의 경제 위기를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으로 진단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아카 대학살은 (베이루트) 항구 '대학살'과 다르지 않다"면서 "국민을 존중하는 나라라면 대통령부터 이 같은 방치의 책임이 있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사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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