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산불 진화하던 러 소방항공기 추락…양국인 8명 사망"(종합)
터키가 러시아 국방부서 임차…"고도 확보 못해 산악에 충돌한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 남부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산불 진화에 나섰던 러시아제 소방용 항공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8명이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터키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귀환하던 러시아제 소방용 항공기 베리예프(Be)-200이 착륙 과정에서 추락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러시아제 Be-200 항공기가 오늘 오후 약 3시 10분께 산불 진화 임무를 수행한 뒤 착륙하던 도중 터키(남부) 아다나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기에는 5명의 러시아 군인과 화재 지점을 안내하던 3명의 터키인이 타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국방부는 뒤이어 8명의 탑승자 모두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 등은 추락 사고 지점이 남부 카라만마라슈주의 산악지대라고 보도했다.
사고 항공기는 터키 산림국이 지난달부터 계속된 자국 남서부 지역 산불 진화를 위해 러시아에서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산림국도 이날 "러시아에서 임차한 Be-200 소방용 항공기가 카라만마라슈 인근에서 산불을 진화하던 중 추락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터키 NTV를 인용해 생존자가 없다고 전했다.
NTV는 항공기가 남서부 무을라주의 산불 진화 작업에 참여했다면서, 항공기와의 교신이 진화 작업 개시 직후 끊겼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물을 채운 항공기가 필요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해 산악 지형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지난달 자국 해군 항공단 소속 Be-200 진화용 항공기를 터키에 파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Be-200은 다목적 수륙양용 항공기로 화재 진화, 재난구조, 화물운송 등에 이용된다.
한 번에 12t의 물을 채울 수 있으며, 1회 연료충전 후 여러 차례의 기동을 통해 270t까지의 물을 화재 지점에 뿌릴 수 있다.
터키 당국은 사고 지점으로 수색 구조팀을 급파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팀을 터키로 보냈다고 밝혔다.
터키에선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남서부 무을라, 아이딘주 등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산림이 불탔다.
현지 당국 추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 최소 8명이 숨지고 860여 명이 부상했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터키 농업산림부 베키르 파크데미를리 장관은 12일 전국 54개 지역에서 지난달 이후 299건의 산불이 발생했지만, 이날까지 모든 산불이 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선 번개로 산불이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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