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료계, 감염급증 플로리다 '마스크 의무 금지' 철회 촉구
"주지사가 주민들 위험에 빠뜨려"…학생·교직원 감염 속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주(州) 의료계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기를 든 론 드샌티스 주지사에게 마스크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플로리다주의 800명이 넘는 의사들은 공개서한에서 "바이러스가 플로리다 전역에 불타오르면서 우리 의료계는 드샌티스의 리더십 없이 화마와 싸운다고 느낀다"면서 "그의 명령으로 지역사회의 보호조치를 막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학교가 코로나19에 대한 안전장치를 작동시키지 못하게 막는 그의 행정명령은 모든 어린이를 감염에 노출시킨다"며 "바이러스는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고 천연두만큼이나 전염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개학하고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드샌티스의 반(反)안전 전략은 아이들을 포함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감염이 폭증하고 있고, 특히 플로리다는 낮은 백신 접종률에 더해 학생들에 대한 연방 보건당국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주지사가 금지시켜 연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플로리다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2만4천75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입원환자도 1만5천449명으로 증가하는 등 연일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의사들은 또 서한에서 드샌티스 주지사가 일일 감염 현황 공개를 재개하고 주 정부가 백신 접종을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군인 드샌티스는 연방정부의 대응 조치를 비난하면서 감염 확산에도 플로리다주 경제활동을 완전히 재개했고, 감염 현황 공개도 중단했다.
그의 마스크 의무화 금지 조치는 당장 학교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이클 버크 팜비치카운티 교육감은 개학 이틀간 51명의 학생과 직원이 이 학군에서 감염됐고, 이 때문에 440명이 격리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드샌티스의 마스크 의무화 금지 조치가 감염 속출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많은 학생의 수업권을 박탈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접종자만 학교에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가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지난달 말 모든 이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 규정을 바꿨다.
이에 드샌티스는 지난달 30일 "CDC 규정이 비과학적이고 일관성이 없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막는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일부 학부모들은 드샌티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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