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행정부 외교 수장 아미르압둘라히안은 누구?
'국내파' 베테랑 외교관…"핵협상서 강경 노선 택할 듯"
전 행정부 자리프 장관보다 '중재자' 역할에 더 적합 분석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외무장관으로 선택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에 대한 이 나라 안팎의 시각은 상반된다.
서방은 아미르압둘라히안을 강경보수 성향으로 묘사한다. 반면 이란 현지 언론은 경험이 많은 지역 전문가로 그를 소개했다.
13일(현지시간)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아미르압둘라히안 지명자는 1964년 셈난주 도시 담간에서 태어났다.
테헤란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아미르압둘라히안은 아랍어와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행정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반면 아미르압둘라히안은 줄곧 이란 내에서 공부했다.
외교관이 된 아미르압둘라히안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주이라크 대사관에서 일했다. 2006년부터 걸프해역·중동 담당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2007년부터 3년간 주바레인 대사를 지낸 뒤 2011년에는 외무부 중동·아프리카 담당 차관이 된다. 당시 대통령은 이란의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집권 시절이었다.
메흐르 통신은 아미르압둘라히안에 대해 20년 넘는 세월 동안 외무부 요직을 거친 중동 지역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한 이란 전직 관리는 "라이시 대통령의 외무장관 지명은 그가 외교 정책에 있어서 중동 지역 사안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은 개혁 성향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 행정부 시절에도 차관직을 유지하다가 2016년 외무부를 떠난다.
당시 아미르압둘라히안의 자리를 옮긴 것과 관련해 이란의 외교 정책에 있어서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자리프 장관의 의도가 있었다는 해석도 있었다.
실제 아미르압둘라히안은 혁명수비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밀접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런 점 때문에 서방 언론은 그를 강경 보수 성향 인물로 묘사한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아미르압둘라히안은 과거 이스라엘·시리아 문제에 있어서 반서방 입장을 밝힌 강경파 외교관이며 향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주축이 된 이란 핵협상팀은 탄도미사일·무장 세력 지원 문제 등 추가 협상을 원하는 서방에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한다.
아미르압둘라히안은 저서에서 이스라엘 문제를 포함한 중동 문제에 있어서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바 있다.
이란 정권 내부와 밀접한 아미르압둘라히안이 외무장관이 되면 핵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 내 실세인 최고지도자실과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아미르압둘라히안이 전 정부의 자리프 장관보다 더 유능한 '중재자'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에즈는 "과거 핵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아미르압둘라히안은 서방에게 까다로운 상대지만, 동시에 그는 유용한 대화 상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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