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위대 "온난화 대책 미온" 호주 의사당 앞 시위
빈 유모차 불태우기에 구호 낙서도…경찰 '폭력 시위자' 체포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의 수도 캔버라의 연방의회와 총리 공관 건물을 훼손한 기후변화 시위대 8명이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10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이날 호주연방경찰(AFP)은 캔버라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폭력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 '멸종 반역'(Extinction Rebellion)의 회원 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연방의사당과 총리 공관의 벽과 대리석 기둥에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크게 '돌봄 의무'(Duty of Care)를 쓰거나, 자신들의 손을 콘크리트 바닥에 접착제로 고정하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주 정부가 지구 온난화 대책에 미온적이라면서, 이는 지구에서 살아갈 '미래 세대가 (불에) 구워지길 원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시위대는 이에 대한 상징으로 의사당 앞 분수대 옆에서 빈 유모차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바이올렛 코코(30)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되고 싶다"면서 "기후와 생태적 응급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안전한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연방 의사당과 공관을 훼손한 이번 시위를 두고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전혀 호주다운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키트 피트 자원장관은 "납세자들의 돈으로 손상된 건물을 보수해야 한다"면서 "이들은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멸종 반역' 측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기후 범죄를 저지른 인류는 지옥형 판결을 받았다"면서 "이에 대해 호주 정부가 누구 못지않게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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