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유엔 안보리서 남중국해 놓고 정면충돌
美 "중국의 다른 나라 위협 우려"…中 "남중국해 최대위협은 미국"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해양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고위급 원격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이런 주장이 "국제적으로 안보와 상업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선박 간의 위험한 조우는 물론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도발적 행동을 목격해왔다"며 "미국은 자신의 해양 자원에 접근하려는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행동에 대해 분명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활동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모든 곳에서 불안정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다이빙 주유엔 차석대사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최대 위협은 바로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다이 차석대사는 미국의 주장을 가리켜 "정치적 동기를 가진 선전전"이라면서 과거 국제상설재판소 판결에 대해서도 "유효하지 않은 데다 어떠한 구속력도 없다. 사실관계 판단에서 명백한 오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남중국해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엔 해양법조약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미국은 해양 문제를 다룰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만 해역에서 벌어진 유조선 공격 사건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러시아의 크림 반도 점유에 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고 A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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