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한달째 4단계…관광업계 여름 휴가철 특수 '실종'
서울 여행업 카드 사용액 '뚝'…숙박·면세·항공사 모두 '된서리'
호텔·콘도 예약도 급감…여행업계 "정부 경영안정지원금 지원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에 한 달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이어지며 여름 휴가철 대목을 놓친 관광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1일 한국관광 데이터랩 신용카드 지출액 분석에 따르면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지역 숙박업 일 평균 지출액은 1억9천543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면세점은 33.0%, 항공사는 19.1%, 여행업은 82.0% 각각 급감했다.
이 데이터는 특정 신용카드사(BC카드) 소비액만 분석한 것이어서 전체 지출액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작년 동기 대비 지출액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거리두기 강화의 여파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8일까지 주요 숙박업소 예약 건수를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봤더니 국내 호텔·레지던스(생활형 숙박 시설)는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콘도·리조트는 22%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은 '7말8초' 여름 극성수기에도 객실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시내 A 특급호텔은 4단계 시행 이후 객실 투숙률이 40∼50%에 그치고 있다.
B 특급호텔 역시 투숙률이 평일은 30∼40%, 주말은 40∼50%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전 같았으면 7·8월은 객실 투숙률이 80∼90%에 달하는 시기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1차 유행의 여파가 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여름 성수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었는데, 4차 대유행과 그에 따른 거리 두기 강화로 매출 증가세가 멈춰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개인 펜션과 공유숙박 역시 코로나19를 이유로 줄취소가 이어지면서 울상이다.
한 숙박업소 운영자는 업주들이 모인 온라인 공간에 "제주는 5인 이상 집합금지인데 6명이 오겠다고 해 이 가운데 2명은 무료로 다른 빈방을 주기로 했다"며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서 갑자기 못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 일행 때문에 다른 예약은 받지도 못했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백승필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본 관광·여행업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너무 미흡하다"며 "여행업 사업주에 대한 생존 대책이 없다면 대량 실업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백 부회장은 그러면서 "여행업계는 생존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정부가 사업주를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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