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형 산불로 몸살…"원자력 연구 시설도 화마 위협"
러 극동은 산불·홍수 동시에 덮쳐…푸틴 "기후변화 영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곳곳이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원자력 연구 시설도 화마의 위협을 받고 있다.
타스·dpa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모스크바 인근 니제고로드주(州) 사로프시(市) 지방정부가 대규모 산불과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로프시에서 10여㎞ 떨어져 있는 모르도비아 산림보호구역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이 진화되지 않고 도시 주변까지 번진 데 따른 조치다.
알렉세이 사포노프 사로프시 시장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불이 니제고로드주로 확산했다"면서 비상사태를 도입하는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부와 국가근위대, 원자력센터 등의 인력들이 투입돼 산불 대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로프시에는 러시아 원자력 공사인 로스아톰(로사톰) 산하의 '러시아연방 원자력센터-전(全) 러시아 실험 물리 연구소'가 있다.
이곳은 러시아의 핵심 원자력 연구 시설이다.
다만 원자력센터는 8일 소셜네트워서비스(SNS) 자체 계정을 통해 모르도비아의 산불이 사로프시의 안전을 위협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3만2천㏊ 규모의 모르도비아 산림보호구역 가운데 산림 3천㏊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극동 사하공화국(야쿠티야)에서는 산불 탓에 주택들이 소실되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dpa 통신은 현지 당국을 인용해 러시아 전역에서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를 합친 면적인 약 350만㏊가 불에 타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 지방정부는 산불이 아닌 홍수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9일 현재 러시아 아무르주의 1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약 200채의 주거용 건물이 아무르강 주변의 홍수로 침수됐다.
또 30개 거주지의 도로 교통망이 차단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산불과 홍수와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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