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유족들 "바이든, 기밀공개 않으려면 추모행사 오지말라"
사우디 정부 테러 연관성 확인 위한 기밀공개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11 테러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 등이 관련 기밀을 공개하지 않으려면 추모행사에 오지 말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6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에 따르면 약 1천800명의 유족과 생존자 등이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러한 요구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당국자들이 테러를 지원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많이 나왔는데도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적극적으로 이 정보를 비밀로 했고 미국 국민이 전체적 진실을 알지 못 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약속을 지킬 때까지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정부 측이 9·11 테러 계획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막으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의심이다.
이들은 지속해서 미 정부에 관련 기밀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9·11 유족들은 전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게 당연하다"고 서한을 보내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이들은 비판하고 있다.
9·11테러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서 목숨을 잃은 브루스의 아버지 브렛 이글슨은 NBC방송에 "우리는 미국 정부가 20년간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에 대한 정보를 숨겨두기로 한 것에 대해 낙심했고 지쳤고 슬프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NBC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 등이 유족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9·11 테러 이후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사우디가 첩보 공유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사우디 측이 테러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9·11테러로 약 3천 명이 사망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뉴욕 및 미 국방부 등지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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