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대통령 "제재 해제 노력하지만, 외국에 얽매이지 않을것"(종합)
최고지도자 "라이시는 지식과 경험이 많은 대중적인 학자"…대통령직 승인
공식 취임식 5일 열려…"73개국 사절단 참석"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3일(현지시간)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를 제13대 대통령으로 공식 승인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열린 승인식(탄피즈)에서 "국민의 선택에 따라 지식과 경험이 많고 지치지 않으며 대중적인 학자인 라이시를 이란의 대통령으로 승인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권력 이양은 분쟁으로 얼룩지지만, 이란의 (행정부 교체) 과정은 다양한 (정치적) 관점을 보장했고, 안정적이며 평화로웠다"고 자평했다.
'승인장'을 받은 라이시 대통령은 "억압적인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외국인의 의지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시는 부패와 차별을 철폐하고 국가(우방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적에 대항할 수 있게 하는 열쇠"라고도 했다.
강경보수 성향의 라이시 대통령은 중동 지역 문제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집단안보'(collective security)를 통해 중동 지역의 평화·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다음 이란 행정부 정책의 핵심 원칙이라고 주장했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승인식 소식을 전하면서 향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서 이란이 강경노선을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시는 "이란은 먼저 합의를 깬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핵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승인식이 진행된 2시간 30분간 이맘 호메이니 회관 주변의 교통은 모두 통제됐으며 테헤란 지역 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지됐다.
행사에는 최고지도자, 삼부요인, 혁명수비대와 군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약 62%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그의 공식 취임식은 오는 5일 열린다.
취임식 의전을 맡은 의회는 취임식에 73개국 115명의 중요 인사가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참여 중이다.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간접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회담은 지난달 5일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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