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대통령 미국행 비자 발급 거부 움직임 유치해"
미국 상원의원들의 라이시 당선인 비자 거부 촉구에 날 세워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대통령 당선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의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려는 미국 내 움직임에 대해 유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 상원의원들이 라이시 당선인의 비자 발급을 거부해야 한다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것과 관련해 "어린애 같고 유치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미국은 뉴욕 유엔본부 대한 분명한 책임이 있으며, 따라서 미국은 국가 간 분쟁에서 벗어나 의무의 범주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톰 코튼 등 미국 상원의원 6명은 지난달 29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라이시 당선인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비자 발급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상원의원은 "라이시의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것은 그의 탄압을 정당화하고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을 훼손하며 잠재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은 오는 5일 취임하는 라이시 당선인을 이란의 사형 제도를 지지하고 반체제 인사 숙청에 앞장선 가혹한 인물로 묘사한다.
라이시 당선인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5천여명에 달하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끈 '죽음의 위원회' 구성원이었다.
또 그는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인 '녹색 운동'을 유혈 진압하는 데도 앞장선 인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2019년 "청소년 시절 저지른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 죄수 상대 고문 등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조치"를 한 이유로 라이시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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