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굶주림은 인권침해 범죄"…국제사회에 대책 촉구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사전회의 메시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악화하는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지구촌 차원의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교황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한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사전회의 메시지를 통해 "인류에게 당면한 최대 도전 과제 가운데 하나는 굶주림과 식량 불안정, 영양실조를 극복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는 지구촌 모든 이를 위한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만 많은 사람이 굶주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며 "이는 '스캔들'이자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구체적인 행동과 선한 실행, 그리고 지역적·세계적 정책을 통해 이 불평등을 뿌리 뽑는 게 우리의 의무"라며 "그러한 관점에서 신중하고 올바른 푸드시스템 전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푸드시스템은 굶주린 사람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면서도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디에서나 빵과 물, 의약품, 일자리가 넘쳐나고 이를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누리는 지구촌의 꿈을 실현할 책무를 갖고 있다. 교황청과 가톨릭교회도 이 고귀한 목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8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1년간 국제사회에서 논의된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대응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장관급 회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과 각국 농업·외교장관, 민간기업 대표, 학계·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현장 또는 화상으로 참석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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