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또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대선 불복 발언이 자극제
5월 말부터 '토요 시위'로 자리잡아…백신 접종 확대도 요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24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또다시 벌어졌다.
5월 말부터 2∼3주 간격으로 토요일마다 시위가 벌어지고,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전국 27개 주도(州都)에서 시차를 두고 잇따라 열렸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를 요구했다.
시위는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가 주도했으나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시민단체도 참여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시위가 진행됐으나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많이 목격됐다.
시위 지도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군 출신 각료들이 전자투표 폐지를 주장하며 대선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시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자투표를 하면 대선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자투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인 증거는 대지 못하고 있다.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 국방부 장관은 "전자투표가 바뀌지 않으면 내년 대선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정치권과 사법부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평가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지난 7∼8일 16세 이상 2천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 부정적 51%, 보통 24%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는 찬성 54%·반대 42%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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