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필요없다던 미국 정부도 입장 변화 조짐
고령층·면역취약자 대상 부스터샷 필요성 공감대 확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정부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최근까지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건 담당 관료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관리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 취약자가 부스터샷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역 취약자는 암이나 장기이식 환자,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 등으로 미국 인구의 2.7%가량으로 추산된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어맨다 콘 백신 담당 수석 고문도 지난 22일 소집된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 면역 취약자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DC는 조만간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화이자 백신이 접종 6개월이 지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이 같은 입장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에 95%에 달했던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이 6~7월에는 39%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도 최근 면역취약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다만 아직도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의 폴 오피트 위원은 돌파감염이 늘었다고 해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한 뒤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오피트 위원은 "백신의 목표는 사망이나 중증 증세를 차단하는 것이지, 경미한 증세까지 막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응은 부스터샷 논의가 자칫 백신 효과에 대한 대중의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주 효과적"이라면서 "부스터샷에 대한 논의가 백신 효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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