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mRNA 백신 개발에 뜻 모은 기업들 "백신 주권 확보하자"
K-mRNA 컨소시엄, 원료부터 완제에 이르는 전 과정 '국산화' 포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토종' mRNA(메신저 RNA)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만으로는 국내 백신 수급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에스티팜, 한미약품, GC녹십자가 주축이 되고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지원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이하 K-mRNA 컨소시엄)이 출범한 가운데 에스티팜이 후보물질 발굴에 이어 실험실에서의 면역원성 시험에 진입하는 등 하나씩 단계를 밟고 있다.
◇ K-mRNA 컨소시엄 출범, 원료부터 완제까지 전주기 국산화 목표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K-mRNA 컨소시엄의 출범을 두고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K-mRNA 컨소시엄은 에스티팜, 한미약품, GC녹십자의 협업으로 내년까지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dose) 분량의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까지는 10억 도즈 분량을 생산해 수출도 꾀하기로 했다.
우선 에스티팜은 최근 발굴한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맡고 있다. 현재는 실험실에서 해당 후보물질이 실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면역원성 시험을 하고 있다. 이후 전(前)임상시험을 한 후 연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돌입, 내년 말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에스티팜은 이와 별개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후보물질도 연내 발굴키로 했다.
한미약품은 mRNA 백신 생산에 필요한 pDNA(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하고, GC녹십자는 향후 백신 완제의약품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3개 사는 공동으로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임상 시험도 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KIMCo는 컨소시엄 운영 지원 및 관리, 정부와 민간의 투자 유치, 정부의 정책 지원 요청 등을 담당한다.
KIMCo는 지난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국내 56개 제약사가 공동 출자한 컨소시엄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 최초의 공동 투자·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 길어지는 코로나19 대유행, 144조원 mRNA 백신 시장 열었다
K-mRNA 컨소시엄은 토종 mRNA 백신을 개발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면서 국내 기술로 만든 mRNA 백신을 해외에 선보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금껏 상용화되지 않았던 mRNA 백신이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세상에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와 화이자는 단숨에 백신 시장의 리더로 떠올랐다.
모더나는 지난해 매출액이 8억 달러(약 9천200억원)였으나 올해 1분기에만 매출 19억3천700만 달러(약 2조2천억원)를 올렸다. 모더나의 올해 백신 매출액은 192억달러(약 21조8천억원)로 예측된다.
화이자도 올해 코로나19 백신으로만 약 260억 달러(약 29조5천억원) 매출을 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더스트리 아날리스트(GIA)는 mRNA 백신 시장 규모가 2021년 649억달러(약 72조원)에서 연평균 11.9%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천273억 달러(약 144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 '초고속' mRNA 백신 개발 성공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 있었다
모더나, 화이자가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진 지 1년여 만에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데에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와 화이자에 각각 25억 달러(약 2조8천억원)와 19억 달러(약 2조1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mRNA 컨소시엄이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하려면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일본의 다이이찌산쿄, 프랑스의 사노피 등도 앞다퉈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들면서 속도전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어 신속한 지원 역시 중요하게 됐다.
특히 감염병 백신의 경우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대유행이 종료된 후에는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손실보상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업계와 K-mRNA 컨소시엄의 주장이다. 임상 개발을 끝까지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자체 개발·생산한 백신을 갖고 있어야만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서 "산업계가 뜻을 모아 K-mRNA 컨소시엄을 결성한 만큼 백신을 신속히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 K-mRNA 컨소시엄 1단계(2022년 백신 개발) 각 법인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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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법인 │ 역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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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티팜 │ STP2104 임상 추진 │3상 등 글로벌 임│
├─────────┼──────────────────┤ 상 │
│ 한미약품 │ pDNA 생산 및 공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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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C녹십자 │ 완제 충진 및 포장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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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Co │컨소시엄 운영지원 및 관리, 투자유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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