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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홍수 속속 전하면서 자국 물난리 늑장보도한 中관영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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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홍수 속속 전하면서 자국 물난리 늑장보도한 中관영매체
홍콩매체 "폭우 때 허난위성TV 항일드라마 방송…누리꾼 비판 쏟아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이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중국 관영매체들이 해당 소식을 늑장 보도해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고 홍콩 명보가 22일 보도했다.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鄭州)의 누적 강수량은 617.1㎜로, 정저우 연간 평균 강수량 640.8㎜에 근접하는 비가 쏟아졌다.
역대 최고의 폭우로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으며, 20만명 가까운 주민이 대피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2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허난성 당국은 '5천년 만의 폭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기간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유럽의 홍수 피해소식은 전하면서 정작 허난성과 관련한 재난 방송은 제때 하지 않았고, 피해가 가장 컸던 20일에도 허난위성TV에서는 항일드라마가 방송돼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외국어대 퇴직 교수 잔장(展江)은 20일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허난위성TV는 항일드라마 방송을 중단하고 재난방송을 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웨이보를 통해 "허난위성TV 간부들이 조금이라도 인간미가 있고 책임감이 있다면 제발 항일 드라마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재난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난 구호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한 누리꾼은 위챗을 통해 허난성 물난리가 처음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으나 중국중앙(CC)TV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고 대신 독일과 유럽 홍수 소식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민일보와 신화통신도 허난성 폭우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주류매체들은 20일 밤 이후에야 보도를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관영매체들의 보도 내용도 문제 삼았다.
허난성 지역지인 다샹신문(大象新聞)은 20일 오후 9시 "갇혀있던 정저우 지하철 승객들이 차례로 대피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정저우 지하철 안에는 물이 차올라 승객 500여명이 갇혔고,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상자도 5명 나왔다.
누리꾼들은 "우리는 정저우 홍수 재해가 자연재해인지 인재인지 알고 싶을 뿐이다. 정저우와 허난성은 진실을 말하라"고 요구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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