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美에서도 '구글 갑질' 반발…'30% 강제 수수료' 좌초하나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구글이 앱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가려고 했다가 전 세계적인 반발에 부딪히면서 되려 궁지에 몰렸다.
구글은 자사 앱 장터 '구글플레이'에서 팔리는 모든 앱과 콘텐츠의 결제 금액에 30% 수수료를 물리겠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구글은 게임에서만 수수료 30%가 적용되는 인앱 결제(IAP)를 의무 적용하고 음악·웹툰 등 다른 앱에서는 자체 결제 수단을 일부 허용해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국내 IT업계가 격렬하게 반대했고 정치권에서도 앱 사업자의 일방적 통행세 부과를 막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각계 반발이 빗발쳤다.
이에 지난해 11월 구글은 신규 앱 대상 인앱 결제 의무 적용 시점을 2021년 1월에서 9월 말로 연기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올해 3월에는 연 매출이 100만 달러(11억4천850만원)까지는 수수료를 절반인 15%로 깎아주고 그 이상에 대해선 기존 수수료율인 30%를 적용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 반발과 정·관가의 규제 움직임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오히려 불길은 본토인 미국으로 번졌다.
미국 유타주와 뉴욕주 등 36개주와 워싱턴DC는 최근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은 구글의 30% 수수료 부과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매치그룹 등 업체는 앱공정성연대(CAF)란 단체를 만들어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갑질'에 반대하는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
미국 여러 주(州)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도 이르면 20일 '인앱 결제 방지법'이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에 궁지에 몰린 구글은 19일 부랴부랴 새 결제 정책을 내년 3월 말까지 미룰 기회를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의 반발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그때 가서도 도입을 강행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