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청소부로 출발해 '10조 야놀자' 일궈낸 이수진
좌우명 '끝까지 포기만 안 하면 된다'…2조원 투자 유치
'여행 슈퍼앱' 키워…기술로 세계 여가시장 연결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15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이수진(43) 총괄대표는 여행·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적인 '흙수저'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는 20살에 모텔 청소부로 시작해 2005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야놀자를 창업했다.
초창기 야놀자는 '호텔모텔펜션'이라는 이름으로 숙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PC용 온라인 사이트였다.
이 대표는 2010년 모텔 등 중소형 숙박 예약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누볐지만, 수년간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2010년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 대표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2014년 10월 만든 숙박 당일 예약 시스템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것이다. 이전까지 즉석 방문(워크인) 고객만 맞던 숙박업소 업주들도 '예약만으로 객실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야놀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듬해인 2015년에는 야놀자 앱을 출시하고 모바일 여행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산하정보기술, 가람정보시스템, 씨리얼 등 객실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IT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숙박업소 예약을 넘어 여가 산업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투박한 PC 사이트로 출발한 야놀자의 2021년 현재 기업 가치는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는 2005년 펴낸 자서전 성격의 자기계발서 '리스타트'에서 자신의 좌우명이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7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손쉽게 숙박을 예약하고 여행을 다녀와 추억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소형 호텔도 양성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5년, 10년 뒤에 야놀자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년', '10년'을 언급했지만 야놀자는 불과 4년 뒤 거액의 투자를 끌어내며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이날 투자 유치 발표 이후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연결시키겠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접객) 테크 기업이자 여행 슈퍼앱으로서 시장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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