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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폭동에 LG 이어 삼성도 일부 피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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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폭동에 LG 이어 삼성도 일부 피해 발생
"간밤에 콰줄루나탈주 물류창고 털려"…'공짜쇼핑' 약탈 확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최근 며칠 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동과 약탈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한국 기업 중 LG에 이어 삼성도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현지 기업 주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소요의 주요 발생지인 동남부 콰줄루나탈주에 있는 삼성 물류창고에 피해가 발생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간밤에 콰줄루나탈에 있는 창고에 (약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면서 "(치안 부재로 인해)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워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이 어렵고 시간이 좀 더 지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소식통도 "삼성 물류창고는 남아공 내 판매를 위한 수입 제품들을 보관하는 곳으로, 어제 저녁 현지 경비업체와 직원들이 다 도망갔다고 한다"며 "물류창고가 털렸으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콰줄루나탈주 항구도시 더반의 삼성 공장은 보안이 강화된 공항 근처에 있는 관계로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제품을 보관하는 물류창고를 남아공 내 여기저기 갖고 있다.
더반 공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있는 유일한 TV 생산 공장으로 LG 더반 공장과 생산 시설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밖에 남아공 내에 자사 이름을 직접 내걸고 운영하는 브랜드숍(특정상표 전문매장)을 약 10군데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제품을 게임이나 매크로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소요 중심지 더반에도 브랜드숍이 두 군데 정도 있으나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아직 별다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전날 더반 공장이 전소된 LG의 경우 초기 투자만 2천만 달러(약 230억 원) 규모이고,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의 연간 생산 규모는 5천만 달러(약 573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창고에 보관 중이던 완제품과 자재까지 약탈당하고 설비가 불타면서 손실액만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LG 현지 사업장은 이전이나 철수, 복구 등의 중대한 갈림길에 선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더반에선 가발공장 등 다른 교민 사업체들도 잇달아 약탈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광전 더반 한인회장은 이날 "오전에도 계속 약탈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경찰은 손을 놓았고 군이 투입됐다고는 하나 전국적으로 2천500명, 더반에는 1천 명도 안 되며 그나마 관공서 위주로 배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폭도들이 대형할인 매장에 이어 창고들까지 아예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털고 있다"면서 "(대형할인매장) 매크로 창고로 약탈을 가는데 20랜드(약 1천570원)씩 받는 미니버스 택시까지 생겼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령 속 생활고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쇼핑센터를 돌면서 상품을 하나라도 훔쳐 가려는 '프리(공짜) 쇼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물류창고가 습격을 받아 앞으로 한 달간 현지 생필품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게도 문을 연 곳이 별로 없다. 당장 냉장고에 먹을 것이 떨어졌지만 치안 불안 때문에 외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남아공에 진출한 이 회장은 공업단지에 있는 자신의 앨범 제작공장도 털린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가볼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며,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현지 온라인매체 뉴스24는 더반 고속도로 N2에서 폭도들과 경찰 간 실탄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영상을 올렸고, 보도채널 eNCA방송은 폭동으로 인해 콰줄루나탈의 사망자가 2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국 사망자는 전날 6명에서 이날 현재 32명으로 늘었다.

지난 주말부터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로 약탈이 확산된 가운데 도심에 있는 한 교민의 인쇄공장도 방화 피해를 봤다고 손춘권 남아공 한인회장이 전했다.
다만 군 투입에 따라 자동차부품업 등을 하는 일부 교민들은 이날 영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틀 연속 폭동에 대한 엄정 대응을 발표한 가운데 수도권 하우텡주에서 경찰이 군과 함께 약탈 가담 주민들을 대규모로 검거하는 장면도 속속 방영되고 있다.
박철주 주남아공 대사는 "현지 정부와 경찰에 우리 기업과 교민 피해가 발생한 곳에 우선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최대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동과 약탈은 지난 8일 재임 기간 부패 혐의를 받는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수감되면서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일어나 수도권 하우텡 등으로 확산됐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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