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통신사 철수하면 미얀마 군부지지 중·러 통신사 진입?
"중국과 러시아에 '선물'로 줄 수도…미얀마 국민 디지털 프라이버시 위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에 진출한 노르웨이 이동통신사 텔레노르가 사업 철수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쿠데타 이후 실상을 알려온 이동통신 이용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군부와 가까운 중국 또는 러시아 업체가 빈자리를 채울 경우,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제해 온 군부 횡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텔레노르는 미얀마 내 4개 이동통신 사업자 중 하나다.
2014년부터 미얀마에서 사업을 시작, 전체 인구(5천400만명)의 3분의 1 가량인 1천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텔레노르는 그러나 미얀마 전역의 폭력 사태 증가 및 경제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 철수를 모색 중이라는 보도가 전날 해외 언론을 통해 나왔다.
텔레노르측도 이후 "미얀마 사업에 대해 다양한 선택지를 평가 중"이라고 공식 성명을 내 보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 권리 옹호 단체인 '프리 익스프레션 미얀마'의 올리버 스펜서 고문은 텔레노르가 미얀마를 떠나면 그렇지 않아도 제한적인 미얀마 국민의 디지털 권익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펜서는 매체에 "텔레노르가 철수한다면 그들이 제한적이나마 가지고 있던 자유도 함께 떠날 것"이라며 "그 이후에 미얀마에 디지털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가 존재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텔레노르는 (미얀마 내) 이동통신사의 인권 보호에 대한 국제적 기준을 세우는 부분에서 선도해 온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에서는 군부가 휴대전화 인터넷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사를 통해 정보를 불법으로 입수해 반군부 인사 처벌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스펜서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이동통신사들은 미얀마 군사정권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군부의 '선물'로 이동통신 사업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도 텔레노르 미얀마 사업 매각 입찰에 중국 구매자들도 초청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펜서 고문은 "아마도 군사정권은 자신들을 지지해 온 그 독재국가들에 텔레노르를 선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점이 다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다수 국가들과 달리 쿠데타를 미얀마의 내정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군부 제재를 반대해 왔다.
중국은 쿠데타 이후 일관되게 미얀마 군부 비판과는 거리를 둬 온 군부의 '뒷배'로 불리고 있고, 러시아는 최근 자국을 방문한 쿠데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군사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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