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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기소'로 퇴임후 법적 시험대…재선 구상에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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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기소'로 퇴임후 법적 시험대…재선 구상에도 타격
재무책임자 탈세로 기소돼…'가족기업' 트럼프그룹 위상 먹칠
공화당, 트럼프 딜레마 빠질 우려…남은 법적 분쟁 많아 지뢰밭 형국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퇴임 이후 첫 법적 시련이 닥쳤다.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최측근 회계 담당자인 앨런 와이셀버그 트럼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거액의 탈세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공화당 지지층의 전폭적 지지 속에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열어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정치 생명을 위협할만한 악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뉴욕 맨해튼지검이 겨냥한 대상은 트럼프 본인이 아니라 회사의 자금을 몰래 받아 90만 달러가 넘는 세금을 회피했다고 본 와이셀버그다. 트럼프그룹도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당장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그룹이 4년간 차환해야 할 빚이 5억9천만 달러에 달하지만 금융기관들이 트럼프그룹의 능력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절반가량은 트럼프의 개인 보증이 들어가 있다.
트럼프그룹 임원을 지낸 바버라 리스는 이번 사건이 "트럼프 제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고, 부사장 출신인 루이스 선샤인은 "(트럼프) 브랜드 종말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서 와이셀버그의 협력을 끌어내려는 압박 전술이라는 평가가 많아 앞으로 검찰 칼날이 트럼프를 정면으로 겨냥할 수 있다.
맨해튼지검은 그동안 트럼프그룹의 금융·보험·세금 사기 의혹을 조사해 왔다. 뉴욕주 검찰 역시 대출 등을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렸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밖에도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지난 1월 지지층의 의회 난동 사건을 선동했다는 의혹의 수사 대상이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칼럼니스트와 TV쇼 참가자 등 여성 2명이 트럼프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도 있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 기소에 대해 "극좌 민주당원들에 의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30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2024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마음을 정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간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되 즉답을 피한 점을 고려하면 정치적 궁지 상황과 맞물려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을 한 것이다.
와이셀버그 역시 "전직 대통령을 해치려는 정치적 책략"이라며 검찰에 협력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기소는 퇴임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 법적 험로의 시작에 불과하고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정치적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대선 재출마까지 염두에 두고 정치활동을 재개하고 나선 트럼프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보좌관 출신인 브렌트 부도스키는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내년까지 트럼프와 관련된 민·형사 사건이 뉴스를 지배하고 이것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공화당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를 보냈다.
공화당이 트럼프 영향력에 너무 기대면 다른 유권자들로부터 소외당할 위험성이 있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기소가 전직 대통령에게 매우 나쁜 뉴스이고 앞으로 더 많은 나쁜 뉴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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