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왕정 에스와티니 국왕, 민주화 과격시위에 국외 도주설
현지 교민가게도 시위대 던진 돌에 유리창 파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에서 마지막 남은 절대왕정인 에스와티니에서 최근 민주화를 요구하는 과격 시위 때문에 국왕 음스와티 3세가 국외로 도주했다는 설이 퍼졌다.
이웃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영방송 SABC는 29일(현지시간) 음스와티 3세가 폭력 시위로 인한 혼란을 피해 도망갔다는 설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스와티니 정부는 템바 마수쿠 총리 대행의 성명 등을 통해 국왕이 남아공으로 떠났다는 관련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에스와티니에선 지난달 14일 한 국립대학생 타바니 은코모니에가 들판에서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 이후 경찰의 가혹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불거졌다.
지역사회에서도 생계보장과 정치 개혁 등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정부가 접수를 거부하고 집회를 금지하면서 지난 주말부터 시위가 과격화됐다.
에스와티니 중부의 맛사파 타운 등에서는 일부 상점이 불타고 상품 운송 트럭이 약탈당하는 모습의 영상이 나돌았다. 이후 군이 소요 지역에 배치됐다고 AFP통신이 현지 민주화 운동가들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에스와티니는 정당 활동을 금하고 국왕이 의회를 통제하며 총리와 장관을 직접 임명한다.
시위대는 다당제 민주주의 도입과 함께 경찰이 국왕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책임 있게 행동하길 요구하고 있다.
김한기 에스와티니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왕 도주설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라면서 "교민들에게도 오늘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는 만큼 안전에 주의를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따라 몰려 다니면서 가게나 시설물을 파손하고 있다"라면서 "(경제중심) 만지니 지역의 교민가게에서도 시위대가 던진 돌에 유리가 파손되는 일이 생겼다"고 전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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