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호황' IPTV,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에는 '인색'
유료방송 중 유일하게 지급 비중 낮춰…홈쇼핑 수수료는 대폭 인상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해 전체 방송시장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많이 증가한 IPTV가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이 감소한 다른 유료방송이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비중을 늘린 것과도 대조되는 것으로, 최근 IPTV와 CJ ENM[035760] 간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을 둘러싼 갈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방송사업 매출은 18조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한 가운데, 매체별로는 IPTV만 11.1% 증가했을 뿐 지상파(1.4%) 외에 나머지는 일제히 매출이 감소했다.
IPTV는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도 21.5%로 전체 평균 17.6%를 넘어 모든 매체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PP(12.4%)와의 격차도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이처럼 지난해 업계 최고 호황을 누렸음에도 IPTV는 유료방송 중 유일하게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을 낮췄다.
지난해 IPTV의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은 1조9천75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으나, 이들이 지급한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는 4천742억원으로 전년보다 8% 느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기본채널 기준 IPTV의 수신료 매출 대비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비중은 전년 25.4%에서 지난해 24.9%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종합유선방송(SO)은 55.6%에서 61.3%로, 위성방송은 32.2%에서 33.3%로 나란히 높아졌다.
유료 VOD와 유료 채널을 포함한 총수신료와 프로그램 사용료 전체를 비교했을 때도 SO와 위성방송이 각각 73.7%에서 77.2%로, 41.7%에서 42.9%로 높아졌으나 IPTV만 48.1%에서 43.9%로 낮아졌다.
게다가 IPTV는 지난해 홈쇼핑업체로부터 받는 송출 수수료를 1천840억원 올려받았다. 총액은 1조1천86억원에 증가율은 22.3%에 달했다.
반면 SO가 16억원(-0.2%) 감소한 7천452억원을, 위성방송이 11억원(0.6%) 늘어난 1천757억원을 홈쇼핑업체로부터 송출 수수료로 받았다.
업계는 이 같은 지표들이 최근 IPTV 업계와 CJ ENM 사이의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에도 적잖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IPTV방송협회는 CJ ENM을 겨냥해 "비상식적 수준으로 공급 대가 인상을 요구했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이어 CJ ENM이 LG유플러스[032640]의 U+모바일tv에 대한 실시간 방송 송출을 중단했고, 구현모 KT[030200] 사장은 "상식적으로 인상률이 너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PTV가 수신료 매출에 홈쇼핑 송출 수수료까지 모두 증가했음에도 프로그램 사용료 지출에는 미온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급격한 사용료 인상이 수신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가 이용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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