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오토바이 행진'이 기네스북에?…가짜뉴스 논란
지지자들 SNS에 "130만대 참가" 주장…지방정부는 "많이 봐야 1만2천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상파울루시에서 벌인 오토바이 행진을 둘러싸고 가짜뉴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요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2일 상파울루 시내 도로 130㎞ 구간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했다.
이후 소셜미디어(SNS)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 132만4천523대가 참가해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글이 나돌았다.
그러나 기네스월드레코드 측은 SNS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행사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상파울루주 정부는 "많이 봐줘야 1만2천 대 정도"라고 반박했다.
주요 언론이 행사 주최 측에 '오토바이 130만대 참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했으나 답변이 없자 가짜 뉴스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주최 측이 주장하는 대로 오토바이 130여만 대가 참가하려면 상파울루시와 40개 가까운 위성도시에 등록된 오토바이 213만2천784대 가운데 60% 이상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지나친 과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오토바이 행진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앞장선 가운데 12일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됐으며, 시내 곳곳에서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오토바이 행진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외에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타르시지우 고미스 인프라부 장관, 히카르두 살리스 환경부 장관 등도 참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참가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완전히 무시됐다.
이에 상파울루주 정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에게 1인당 552헤알(약 12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주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를 향해 "주지사가 상파울루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조롱하면서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수도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수백∼수천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지지자들을 모아 자신의 세를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벌어진 것이지만,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등 여론 흐름은 그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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