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모기 만들어 뎅기열 퇴치"…인니 실험서 감염률 4분의 1로
족자카르타서 2017∼2020년 실험 진행…"입원 환자율 86% 감축"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뎅기열을 일으키는 모기를 박테리아에 감염시켜 불임 모기를 만드는 실험이 인도네시아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다.
11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호주 모나시대학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가자마다대학교가 2017∼2020년 족자카르타에서 '모기로 모기를 없애는' 뎅기열 퇴치실험을 했다.
뎅기열은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컷 모기에 물려 감염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5천만명 이상이 뎅기열에 걸린다.
연구팀은 족자카르타 구역 중에서 인구 30만명이 사는 면적 26㎢를 지정해 총 24개 구역으로 나눴다.
그리고, 절반인 12개 구역에만 볼바키아(Wolbachia) 박테리아에 감염시킨 모기알을 2주마다, 총 7개월 동안 가져다 놨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500만개의 모기알이 동원됐다.
볼바키아 박테리아는 평범한 자연 박테리아지만, 이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감염되지 않은 야생 암컷 모기가 짝짓기해 낳은 알은 부화하지 않는 '불화합성'을 일으킨다.
이러한 실험은 앞서 브라질, 싱가포르 등에서도 효과를 봤다.
호주-인도네시아 공동연구팀은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들이 12개 구역에서 활동하는 환경을 조성한 뒤 열이 나는 등 뎅기열 의심 증상으로 보건소 등을 찾은 환자 가운데 실제 감염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박테리아에 감염된 알을 배치한 12개 구역에서는 발열 환자 2천905명 가운데 67명(2.30%), 대조군으로 조성된 12개 구역에서는 발열 환자 3천401명 가운데 318명(9.35%)이 뎅기열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감염 모기알을 배치한 구역의 뎅기열 감염률이 그렇지 않은 구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또, 뎅기열 입원 환자 비율은 각각 0.4%와 3%로, 86% 감축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가자마다대 아디 우타리니 교수는 "성공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이런 방법을 족자카르타 전체 구역과 인근 지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뎅기열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