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 피파21도 뚫렸다…해커들 "310억원에 소스코드 팔겠다"
IT매체 "780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 탈취 당해"
EA "이용자 데이터 접근은 없어…게임 지장 없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는 해커들이 자사 인기 축구게임 '피파21'의 소스코드를 탈취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우리의 네트워크에 누군가 침입해 제한된 양의 게임 소스코드와 관련 도구를 훔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용자 데이터에는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용자 프라이버시가 침해됐다고 믿을만한 이유도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소스코드란 특정 소프트웨어의 모든 내용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나타낸 일종의 설계도로, 기업 입장에선 유출될 경우 외부인이 해당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복제·변조할 수 있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 브렛 캘로우는 EA가 소스코드에 대한 통제를 잃으면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CNN방송에 "다른 개발자들이 소스코드를 복사하거나 게임을 멋대로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온라인 해킹 포럼에는 이미 EA 게임과 서버에 대한 접근권을 판매한다는 해커들의 글이 올라온 상태라고 IT전문매체 ZD넷이 전했다.
이들 게시물에는 해커들이 EA에서 780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탈취했고, 이 모든 데이터와 도구를 2천800만달러(약 310억원)에 판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해커는 "당신은 EA의 모든 서비스를 착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일렉트로닉아츠는 자체 보안을 강화했으며 이번 일로 자사 사업이나 게임이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법 집행 당국, 전문가들과 관련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비디오게임 업체가 해킹 공격을 받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에는 '사이버펑크 2077'을 만든 게임 개발사 'CD 프로젝트'도 사이버 공격으로 자사 내부 시스템에 대한 침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레지던트 이블'을 개발한 캡콤이 제삼자의 무단 접속으로 인해 내부 이메일과 파일 서버에 지장이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선 게임업계 외에서도 대규모 해킹 공격이 잇따라 발생해 취약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정육회사 JBS가 해킹 공격을 받아 미국과 호주 공장이 멈춰섰고, 미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도 해커집단 다크사이드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미 동부 해안 일대에 공급되는 석유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가동을 멈추자 당시 시민들은 사재기에 나서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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