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오토바이 행진 행사' 논란…코로나 무시 행보
브라질리아·리우 이어 상파울루서 예정…지방정부 대응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코로나19 3차 확산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동원한 오토바이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수도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수백∼수천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인 데 이어 12일엔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같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주최 측은 상파울루 행사에 100만 명 참가를 목표로 하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상파울루는 주지사와 시장 모두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오토바이 행진을 두고 충돌이 예상된다고 브라질 뉴스포털 UOL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 정부와 시 정부가 행사를 주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가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 오토바이 행진에서 나타난 것처럼 참가자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비판도 예상된다.
지난달 23일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벌어진 오토바이 행진 과정에서는 도로변의 아파트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오토바이 행진 후 열린 보우소나루 지지 행사에 현역 군 장성인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전 보건장관이 참석한 것도 논란을 불렀다.
파주엘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고,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도 허위 증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현역 군 장성의 정치 행사 참석을 두고 군 수뇌부에서도 강제 전역 등 징계를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엄호 속에 무산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론의 비판에도 오토바이 행진을 강행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지지율 추락으로 재선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지지층 결집에 승부를 거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는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41%로 보우소나루 대통령(23%)을 18%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을 치를 경우 득표율은 룰라가 55%, 보우소나루는 32%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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