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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블라디] 중러 정상 식사 사진이 민간기업에 걸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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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블라디] 중러 정상 식사 사진이 민간기업에 걸린 까닭
중러 합작 농산물 기업 레겐다그로…러 극동 양국 농업협력의 '상징'
현지서 생산한 콩·옥수수 中 남부에 대량 수출…"한국과 협력에 관심"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양국 우호의 상징입니다."
최근 기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연해주(州) 우수리스크 지역에 위치한 러시아·중국의 농업 합작기업인 '레겐다그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중앙에 걸린 사진 액자가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함께 만나 식사하는 장면이었다.
양국의 합작 기업이어서 정상 사진을 걸어놓는 건 당연하다고 봤다.
하지만 정상들의 다양한 장면 중 하필이면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내건 것은 조금 낯설었다.
사진을 걸어 둔 이유를 묻자 레겐다그로의 공동대표인 드미트리 사벤코프는 '양국 우호의 상징'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지만 레겐다그로가 농산물 생산과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먹거리 기업이라는 점에서 우호의 상징으로 식사 장면을 선택한 것에 수긍이 갔다.
2018년 12월 세워진 레겐다그로는 양국 농업분야에 있어서 대표적인 협력 사례다.
이 회사는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다황(Beidahuang), 콩 가공회사인 지우산(Jiusan Grain and Oil Industry Group), 농업회사인 조이비오(Joyvio)가 연해주 농업 분야 진출을 위해 러시아 측과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최근 러시아는 농산물 분야에 있어 자국 극동과 접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 속에도 러시아와 중국 양국의 농산물 교역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중국 상무부 가오펑(高峰) 대변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2019년)도와 비교해 13.7% 늘어난 40억9천만 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곡물 수출 대국으로 자리 잡은 러시아는 코로나19 위기 속 자국 곡물 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현재 일부 품목의 수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다만 식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동북아 지역 진출을 위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사실 러시아의 곡물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은 남부농업 지역이다.
하지만 농업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러시아 입장에선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자국 극동이 농업 협력의 주 무대일 수밖에 없다.
콩과 옥수수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핵심 기지가 필요한 중국으로선 러시아 극동의 농업 개발이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지면서 양국 협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레겐다그로는 양국 농업 분야 협력에 있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레겐다그로는 연해주 생산된 대두(콩), 옥수수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물류회사까지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 지난해 연해주에서 생산한 곡물 5만6천t을 수출했다. 올해 1분기(1월∼3월)에는 작년의 57%인 3만2천t을 수출했다.
이 기업은 중국 남부에 연해주에서 생산한 콩과 옥수수 등을 대량 수출하고 있다.
연해주에서 생산된 곡물을 중국 남부에 공급해 이익을 얻고 있는 레겐다그로는 최근 아시아 시장 수출에 주목하고 있다.



레겐다그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종합농업회사인 루스아그로의 곡물 저장 단지가 있다.
루스아그로는 중국과의 합작기업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재배한 콩 대부분을 중국으로 수출해 중국 의존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물 저장 단지에는 20m 높이의 면적 20㎡ 규모의 거대한 저장탑이 있다.
1개 저장탑에 1만t을 수용할 수 있다.
루스아그로 관계자는 "면적과 건조 및 보관 수량으로 봤을 때 러시아 저장 단지 시설 10개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루스아그로는 이곳에 돼지 등 가축을 위한 복합사료 생산기지도 보유하고 있다.
루스아그로 연해주의 총책임자인 세르피치키 데니스는 자사의 생산품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으로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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