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세이프가드 연장 여부 곧 결정…韓수출 영향은
이달 30일 종료 전 연장 가능성 높아…수출길 또 좁아지나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이달 말 종료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 여부를 이번 주 중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현지 언론들은 세이프가드의 1년 연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런 관측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유럽으로의 수출 물량이 계속 제한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와 외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이달 30일 종료되는 철강 세이프가드의 연장 필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개월간 진행해온 조사 결과를 이르면 오는 7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EU 12개 회원국과 철강업계의 요청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2018년 7월부터 시행된 EU의 철강 세이프가드는 일부 철강 품목의 쿼터(수입제한 물량) 내 수입 물량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EU 집행위는 미국이 같은 해 3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수출이 막힌 아시아 철강이 '풍선효과'로 유럽 시장에 몰려들 것을 우려해 26개 철강재 및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를 도입했다.
만일 EU 집행위가 세이프가드 연장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고 이런 의견을 EU 이사회에 제출하면, EU 이사회는 현행 조치가 만료되는 이달 30일 이전에 연장안에 대한 승인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EU 집행위에 조사를 요청한 12개 회원국은 세이프가드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유럽철강협회(EUROFER)도 EU 집행위에 유럽 산업 보호 차원에서 세이프가드를 연장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면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이 위축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한국은 냉연, 도금, 전기강판 등 품목에서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유럽철강협회 통계를 보면 EU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철강 제품은 2017년 288만t에서 2018년 319만t으로 늘었으나 쿼터 적용 효과가 나타나면서 2019년 268만t, 2020년 262만t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210만t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상으로도 우리나라의 대(對)EU 철강재 수출액은 2017년 29억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3억900만달러로 감소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와 면담하며 양측간 철강 교역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세이프가드를 예정대로 종료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일각에선 세이프가드가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교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 등을 이유로 세이프가드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적용 기간을 3년 이후로 연장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세이프가드로 영향을 받은 교역 상대국은 보상 요구나 보복 조치가 가능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 철강업계로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무역확장법 232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세이프가드 연장을 바랄 수밖에 없다"며 "세이프가드가 종료되면 가장 좋겠지만, 연장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수출 및 사업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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