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달 초 인도 서부 하지라를 출항했고 콜롬보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길이 186m인 이 선박에는 1천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습니다. 질산 25t 등 화학 제품과 화장품도 포함됐습니다.
불길은 처음엔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화학 물질이 불길을 키웠고 내부 폭발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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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스리랑카 공군이 공개한 MV X-프레스 펄호의 화재 모습입니다. 불은 선박 전체로 옮겨붙었고 엄청난 양의 검은 연기가 솟구쳐 오릅니다.
선원 25명은 이날 헬기 등으로 탈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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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이 되자 검은 연기는 선박을 모두 뒤덮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던 컨테이너도 이제는 연기와 화염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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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난 곳은 해변에서 멀지않은 곳입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역이라고 합니다. 인근 해변에서도 선박이 내뿜는 연기가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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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기 위해 스리랑카군은 물론 인도 해양경비대까지 선박과 항공기를 투입했습니다. 특수 진화 장비를 갖춘 네덜란드 항공기까지 동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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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불에 타던 컨테이너들이 바다로 쏟아졌습니다. 이 컨테이너 잔해들은 인근 해변으로 밀려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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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내 컨테이너 28개에는 산업 제품 원료로 쓰이는 플라스틱 알갱이도 실렸습니다. 이 알갱이들도 화재로 인해 바다로 쏟아졌고 뒤이어 해변을 덮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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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해군 장병들은 이 알갱이를 치우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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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노력도 계속됩니다. 불이 난 지 열흘이 지난달 30일이 되자 이제 검은 연기가 사라지고 참혹하게 찌그러진 컨테이너 등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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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이나 계속됐던 불길은 지난 1일 마침내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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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체에는 진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들어왔고 이 때문에 선미 부분이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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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에는 예인선이 선박을 먼바다로 끌어가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침수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3일에도 배는 계속 가라앉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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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에 실렸던 위험 물질 등이 바다에 쏟아지면서 대규모 해양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고 해역 인근 해변에서는 죽은 물고기를 비롯해 새, 바다거북 등의 사체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다르샤니 라한다푸라 스리랑카 해양보호국장은 "이번 사고는 스리랑카가 겪은 해양 오염 가운데 최악"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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