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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북중 우호조약 60주년…'혈맹' 넘어설까
왕이 "피로 맺은 북중 우의" 강조…올해 조약 재연장 전망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지난달 말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리룡남 중국 주재북한 대사가 한목소리로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1961년 7월 11일 체결해 그해 9월 10일 발효한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이하 북중우호조약) 60주년 기념행사 준비다.
왕 외교부장은 한미 정상회담 닷새 만이던 당시 북중간 만남에서 "양국의 전통적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우며 피로 맺은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과 북중우호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함께 잘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리 대사도 "북한은 중국과 함께 북중우호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잘 치르고 싶다"면서 "북중 간 견고하고 깨뜨릴 수 없는 우호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화답했다.
'상호 간 전쟁 자동개입'을 핵심 조항으로 하는 이 조약은 북중 '혈맹'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그런 만큼 조약체결일 기념 수준은 양국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로 인식돼왔다.



양측은 조약 체결 50주년이던 2011년 서로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고 베이징(北京)과 평양에서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었지만, 55주년이던 2016년에는 북한 핵실험과 유엔 대북 제재 속에 축전 교환만 공개했다.
2017년에는 양자 관계 악화로 중국 내에서 조약 무효론·폐기론까지 나왔지만, 무역전쟁 등 미중 대립이 본격화한 2018년부터 북중이 다시 밀착하며 관계 발전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특히 이 조약은 1981년과 2001년 두 차례 자동으로 연장된 바 있고 올해 다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양측이 조약 체결 60주년 기념행사를 공개적으로 강조한 만큼 재연장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올해 기념행사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북중 국경 통제 등을 고려할 때 북중간 고위급 상호방문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북한 방문 이후였던 2019년 10월 북중 수교 70주년 당시 기념행사 수준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중 정상이 축전을 주고받았고, 주중 북한대사관 행사에 장칭리(張慶黎)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부주석 등이, 주북 중국대사관 행사에 현 주중 북한대사인 리룡남 당시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는 북중 우호 전시회와 공연이 열렸고, 북중 국경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압록강 변을 따라 인공기와 오성홍기를 나란히 걸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는데 이러한 행사들은 현 상황에서도 충분히 열릴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은 외부 게시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방중 사진을 전시하며 양측 관계를 강조했고,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훈장 후보에 한국전쟁 참전군인들을 포함한 바 있다.
또 다음달에는 북중우호조약 체결 기념일뿐만 아니라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27일 북한이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로 선전하는 한국전쟁 휴전협정 서명일 등 양국이 관계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여럿 있다.
북한이 8월로 예상되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에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다음달이면 훈련 범위·규모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인 만큼, 이에 따라서도 북중 관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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