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32년만에 금성탐사 재개…"불지옥된 경위 알아낸다"
대기조성 파악하는 '다빈치+'와 지형파악 '베리타스'
공모로 선정…5억달러 지원해 2028~2030년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30여년만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 탐사에 나선다.
NASA는 태양계 탐사임무 기획 공모전인 '디스커버리 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으로 금성의 대기조성을 파악하는 '다빈치+'와 금성의 지형을 살피는 '베리타스'를 선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NASA는 각 임무에 약 총 5억달러(약 5천567억원)를 지원한다.
두 임무는 2028~2030년 시작된다고 NASA는 설명했다.
다빈치+는 분석도구를 실은 구체를 내려보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대기조성을 파악하면 금성에서 극도의 온실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기대한다.
태양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금성은 '샛별'로도 불리며, 지구와 크기 및 밀도 등에서 유사해 지구의 '쌍둥이' 행성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두꺼운 대기를 지녀 지구보다 온실효과가 심하고 표면온도가 500도 안팎에 달해, 생명의 존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수십년간 화성 탐사에 자원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일군의 과학자들이 금성의 대기에 미생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다시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빈치+에는 금성 '테세라'(tesserae) 지역 첫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테세라는 지구의 '대륙'과 비교되며 금성에 지구와 비슷한 판 구조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부르는 지역이다.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이용해 금성의 3차원 지형도를 만들고 지진과 화산활동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또 활화산들이 대기로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지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탐지해 어떤 암석이 존재하는지 지도도 그릴 계획이다.
베리타스에는 NASA와 함께 독일항공우주센터(DLR)와 이탈리아 우주국,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등도 참여한다.
NASA는 지난 1989년 마지막 금성 탐사선 '마젤란'을 발사, 이듬해 금성의 궤도에 진입해 4년간 운영한 것을 마지막으로 금성 탐사에는 손을 놓았다.
대신 화성에 탐사로버 5대, 궤도선 4대, 착륙선 2대를 보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금성 대기 탐사의 경우 197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영국 카디프대가 주도하는 국제연구팀은 금성 대기 구름에서 수소화합물인 '포스핀'(phosphine·H₃P)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스핀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서식하는 혐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배출하거나 산업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다빈치+와 베리타스는 금성이 불지옥 같아진 경위를 알아내는 것이 목표인 임무"라면서 "우리가 30년 이상 가지 않은 행성을 조사할 기회를 과학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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