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은 등산, 통풍 환자에는 치명적…"평지 걷는 게 좋아"
"등산은 발가락 등 하지관절 반복해서 자극하므로 통증 유발 위험"
"음주 피할 수 없다면 맥주보다는 요산 수치 높아지지 않는 와인이 나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실내 체육활동이 제한되자 등산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통풍' 환자들에게는 자칫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등산 과정에서 발가락이나 발목과 같은 관절에 지속해서 강한 자극을 주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발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기는 만성 염증성 통증 질환이다.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푸린(purine)이 체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물질로, 직립 보행에 필요한 혈압을 유지하는 성분이지만 체내에 과다하게 남아있으면 문제가 된다. 배출되지 못하고 과다하게 남은 요산이 결정으로 뭉쳐져 관절이나 연골에 들러붙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통풍 환자들은 어느 시점에 갑자기 불에 덴 것 같은 통증이 찾아오면서 병을 진단받는다. 주로 새벽에 엄지발가락 주위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는 환자들이 많다. 이때는 얼음찜질로 증상을 완화한 후에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통풍으로 진단된 후에는 급성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하게 된다. 이후에는 평상시 생활 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필요하다면 약을 처방받아 체내 요산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요산은 고지혈증, 고혈압처럼 오랫동안 관리가 필요하지만, 제때 약을 먹지 않는 환자들이 많은 질환이다. 통풍 환자들은 통증이 극심할 때만 약을 먹고 증상이 사라지면 약을 안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료할 때는 요산이 다량 함유된 맥주나 붉은 고기를 먹지 않는 게 좋다.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무리한 산행은 통풍 발작이 자주 발생하는 발가락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등산은 하지관절을 반복해서 자극하므로 무리한 등산보다는 평지를 걷는 운동이 좋다"며 "땀으로 인한 탈수와 등산 후 즐기는 술과 기름진 식사 역시 통풍의 원인인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산행 후 음주와 육식을 절제하고 물은 많이 마시는 게 좋다"며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요산을 높이지 않는 와인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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