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미국과 관계 희생하더라도 이란 핵개발 저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추진 중인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와이넷(Yne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신임 국장 취임식에 참석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핵무기를 가지려는 이란의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시오니스트 사업(고대 유대인 고국인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유대 민족주의 운동)의 지속을 위협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런 위협에 끊임없이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만약 '미국과의 마찰'과, '실존하는 위협 제거'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실존하는 위협 제거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또 "40년 친구인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동의하든 안 하든 우리는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존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일방적으로 탈퇴했던 핵 합의에 복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 미국의 핵 합의 복귀 논의에서 이란의 중동 내 무장단체 및 반군 세력 지원, 장거리 미사일 개발 저지 등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는 반대 그룹의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커지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네타냐후 총리의 이날 강경 발언은 '반(反) 네타냐후' 연정 논의에 참여한 일부 우파 정당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반면, 네타냐후의 연정 파트너였다가 지금은 앙숙이 된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은 즉석에서 그의 발언을 반박했다.
중도 성향의 청백당 대표로 반네타냐후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간츠 장관은 "미국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이스라엘이 역내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에 미국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없다. 이견이 있더라도,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이런 대립적인 언사가 아니라 공개되지 않는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네타냐후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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