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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인근 컨테이너선 화재 11일째…해변 등 환경 오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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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인근 컨테이너선 화재 11일째…해변 등 환경 오염 심각
바다로 쏟아진 플라스틱 알갱이·화재 잔해 해변으로 밀려들어
"인도양 환경에 큰 피해 우려"…불길은 거의 잡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남아시아 스리랑카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컨테이너선 화재가 11일째 계속되면서 주변 해변 등 해양 생태계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서부 콜롬보 인근 네곰보 해변 등은 최근 화재 컨테이너선으로부터 끊임없이 밀려드는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재 잔해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스리랑카 해군 만주라 두란자라는 AFP통신에 "28일 밤 해변을 거의 청소했는데 다음 날 아침 또다시 해변이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 같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해군 장교는 "해변 특정 지역의 경우 미세 플라스틱 조각과 새까맣게 탄 화재 잔해가 60㎝ 깊이까지 묻혔다"고 지적했다.
68세인 현지 어부 페테르 페르난도도 "이런 파괴 상황은 처음 본다"고 한탄했다.
이런 상황은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역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에서 지난 20일 발생한 화재가 계속되면서 비롯됐다.
스리랑카군과 인도 해양경비대 등이 선박과 항공기를 투입하며 사투를 벌인 끝에 지금은 어느 정도 불길이 잡혔지만 아직 완전히 진화된 것은 아니다.

MV X-프레스 펄호는 이달 초 인도 서부 하지라를 출항했고 콜롬보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었다.
해당 선박은 싱가포르 선적으로 1천486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상태였다. 이 화물에는 질산 25t 등 화학 제품과 화장품도 포함됐다.
화재가 계속되면서 많은 컨테이너가 바다로 떨어졌다. 타다 남은 컨테이너 잔해 등은 네곰보 해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또 28개 이상의 컨테이너에 실렸던 플라스틱 알갱이 중 여러 t도 바다로 쏟아졌다. 당국은 플라스틱 알갱이 컨테이너 8개 이상이 바다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리랑카 해양보호국의 다르샤니 라한다푸라 국장은 AFP통신에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인도양의 환경에 여러 해에 걸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것은 스리랑카 역사상 가장 심각한 해변 오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테이너선 화재는 관광과 어업으로 유명한 인근 어촌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새우와 게 등이 주로 잡히는 네곰보 지역 등에서는 화재 발생 후 이미 조업이 금지됐다.
이와 함께 MV X-프레스 펄호에 실린 연료유의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선박에는 벙커유 278t와 경유 50t이 실렸는데 불길이 계속 잡히지 않을 경우 이 연료유가 유출돼 인근 해양이 더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다행히 계속된 화재에도 불구하고 선체 구조 자체는 아직 크게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 25명도 지난 25일 모두 구조됐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실한 포장으로 인해 화학물질이 새면서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리랑카 해상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초대형 유조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유조선은 27만t의 원유와 1천700t의 경유를 싣고 이동하던 상태였고 화재로 인해 기름이 일부 유출되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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