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첫 정상회담 낙점된 스위스 제네바는 어떤 곳(종합)
중립국에 국제기구 밀집…1985년 레이건·고르바초프도 회담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 회담 장소로 낙점된 스위스 제네바는 그간 다양한 국제 갈등의 해결 시작점으로 꼽혀왔다.
스위스는 중립국을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어 다른 곳보다 갈등이나 분쟁 당사자가 만나 협상을 벌이기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스위스가 유럽 대륙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정작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 역시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자 게르하르트 만고트는 러시아가 EU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스위스가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오스트리아 일간 디 프레스가 보도했다.
특히 제네바의 경우 유엔의 유럽 사무소가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무역기구(WTO), 국제노동기구(ILO) 등 많은 국제기구도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네바는 냉전 시기 옛 소련이 지배하는 동구권과 자본주의의 서구권이라는 두 진영의 외교 무대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왔다.
지난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의 회담이 열린 곳도 바로 제네바였다.
이는 냉전 종식을 향한 전환점이자 두 정상의 임기 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받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분쟁 해결을 모색하는 장이 됐다.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고 새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구성된 시리아 헌법위원회, 오랜 내전을 겪은 리비아에 과도 정부를 설립하기 위한 절차도 최근 이곳에서 진행됐다.
이러한 '관록' 덕분에 제네바가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등 다른 후보지를 누르고 다음 달 1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러 정상 회담 장소로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25일 제네바가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 회담 장소로 발표되자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 회담 무대가 돼 매우 기쁘다"며 "양측이 양국과 국제 사회를 위해 좋은 대화를 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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